[예성강을 건너서 왔다. 바람을 뚫고 모진 비 모래 뚫고 왔다. 숨죽이며 밤을 타고 걸었다. 비상의 방법을 몸에 익힌 아래 적막의 불빛만 자욱한 수만 개의 포충망을 피해 그리운 피톨의 진한 향내에 촉각을 세우고, 멀리 울창한 별 숲이 드러누운 긴 강을 만났다. 끝없는 몸놀림에서 비로소 울음을 토할 수 있었다. / 남효선 시인의 ‘모기떼’ 중에서]
시(詩)와 서(書) 그리고 그림(畵)으로 표현된 ‘4人4色 & 열묵회원 더불어 展’이 6월 25일부터 28일까지 울진연호문화센터 전시실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는 남효선 김명기 시인의 시를 비롯, 신상구 작가의 대작(大作) ‘내가 본 산의 인상(印象), 내가 읽은 책에서’의 구절을 산(山)과 소나무의 가지와 잎으로 표현 눈길을 끈다.
또한 김남출 작가의 부채(扇)에 표현된 다양한 작품들은 발길을 붙잡는다. 한정된 부채의 공간에 한 획 한 획 더해진 글과 그림은 작가의 정성과 꼼꼼함을 엿보기에 충분하다.
[천변 개구리 운다 / 어둠 돋우는 저 소리를 / 왜 운다고 말할까
사람 아닌 것들의 기쁨은 알 길 없고 / 거두지 못해 넘쳐버린 슬픈 연민을
저들에게 떠넘겨버린 건 아닐까 / 그런 우리가 가여워 / 곡비처럼 자꾸만 우는지 몰라
잘 알지 못하는 것들이 부질없이 /서로를 헤아리는 밤 / 어디선가 또 산 꿩이 운다
/ 김명기 시인의 ‘하지’]
이외에도 우리가 살면서 만나게 되는 한시(漢詩)와 명구(名句)들이 다양한 서체로 표현됐다.
전시회를 준비한 관계자는 “전시장에 들르는 것을 사람들이 부담스러워하고 어려워하는 것 같다. 이번 전시 역시 사람들과 사는 이야기를 공감하고 소통하기 위한 자리이다”며 “가벼운 마음과 발걸음으로 (전시장을)찾아줬으면 하는 바램이다”고 전했다.
이번 전시는 남효선 신상구 김명기 김지훈 작가 4인(人)과 열묵회(說墨會, 회장 임경수) 회원들이 함께 했으며, 한수원(주)한울원자력본부가 후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