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와 茶 그리고 향기] 내일 / 하상만(19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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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와 茶 그리고 향기] 내일 / 하상만(1974~)
  • 김명기 시인
  • 승인 2023.05.03 11: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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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 하상만(1974~)


내일이 오려 하네

내게 그런 것이

남아 있네

받고 싶은 것은 주지 않고

주고 싶은 것을 주고

사랑한다고 말하는 사람처럼

내게도 능력이 있네

너를 좋아하는 능력

네가 없으면 나는 무능력하네

천천히 차를 마시네

천천히 내일이 올 수 있도록

내가 하려는 일은 자주

소용이 없네

네가 내게 온다면

아름답게 너를

오해해 줄 텐데

가까운 길을 가르쳐 주어도

가던 길로만 가는 사람처럼

내일이 오려 하네

그런 것이 내게

남아 있네

[쉼표] 우리에게는 모두 내일이 있지만 언젠가 마지막 내일에 당도하는 날이 올 것입니다. 하상만 시인은 ‘내일’을 특별한 능력이라고 표현합니다. 시인에게 천천히 차를 마시는 일은 천천히 올 내일을 기다리는 일입니다.

아직도 자신에게 오려 하는 내일에 대하여 ‘오해’와 ‘가던 길’이라고 말합니다. 생각해보면 아무리 가까운 길을 알려줘도 내일은 매번 가던 길처럼 옵니다. 그것은 때때로 소용없는 불가능의 영역이기도 하지만 느닷없는 마지막 날이 되기도 합니다.

오늘은 내일이 오려고 있는 시간입니다. 우리 모두에게는 아직도 그런 것이 남아 있습니다. 오늘은 하상만 시인의 ‘내일’이라는 시 한 편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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