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피해 입는 세입자는 울진군민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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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피해 입는 세입자는 울진군민 아닙니까”
  • 전석우
  • 승인 2022.04.25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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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불 피해 세입자, “산불 이전 삶의 터전으로 되돌려 달라”

울진 산불 피해를 입은 이재민들 중에 남의 집을 빌려서 살았던 세입자들이 삶의 터전을 잃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23일 오후 7시 30분께 세입자 10여 명이 죽변면 농공단지에 마련된 육한태(61세) 이재민 임시주택에 모여 저마다의 막막한 사연을 풀어놓았다.

세입자들은 낡은 주택을 임대해 살면서 비용을 들여 리모델링하는 등 삶의 터전을 가꾸며 살고 있었지만 이번 산불로 모든 것을 잃었다는 것이다.

세입자 A모씨는 오갈 데 없게 된 서러운 상황을 설명하면서 답답한 마음을 하소연했다. A씨는 “땅 한 평도 없어 오갈 데 없는데, 살던 곳에 컨테이너를 설치하려고 했지만 건물 주인의 반대에 부딪쳤다”고 말했다.

세입자 B모씨는 “불타기 전에 살고 있던 곳에서 나가줄 것을 요구하는 주인 때문에 올해 농산물 수확도 못 할 판”이라고 한숨지었다.

육한태(북면 부구3리 가는골길) 씨는 “초등학교 다닐 때 돌아가신 어머니 사진도 이번 불에 태워버렸다”면서 “잠수 일을 하고 있는데, 1000만 원짜리 수중카메라 등 잠수 장비가 다 타 피해액이 2억 원이 넘지만 보상 못 받아요”고 쓴웃음을 지었다.

▲이재민들이 죽변면 후정리 농공단지에 마련된 컨테이너 임시주택에서 숙식을 해결 중이다.
▲이재민들이 죽변면 후정리 농공단지에 마련된 컨테이너 임시주택에서 숙식을 해결 중이다.

특히 세입자들은, 울진군 행정이 보상과 피해복구 과정을 진행하면서 자신들을 배제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자신들과의 소통 부족에 불만과 섭섭함을 토로했다.

세입자들은 “우리 같은 실거주하는 세입자가 실재 피해자(이재민)인데도 이재민 취급을 제대로 해주지 않는다. 세입자는 울진군민이 아닙니까. 세입자 이재민에게 적절한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울진군 행정이 좀 더 많이 신경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세입자들은 산불로 인한 정신적 트라우마를 호소했다. 한 세입자는 “몸에 반점이 생기는 증상이 나타난다고 하면서 자신의 아내는 아직도 가끔씩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한편, 울진군에 따르면, 울진 산불 피해를 입은 이재민들 가운데 세입자는 46가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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