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번 신설 국도, 야생동물 보호 시설 ‘보완 시급’
상태바
36번 신설 국도, 야생동물 보호 시설 ‘보완 시급’
  • 김지훈
  • 승인 2020.04.13 14: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천연기념물 산양, 터널 입구 위에서 노니는 것 목격” 로드킬 우려

36번 신설 국도가 야생동물을 보호하기 위한 펜스 등 안전장치가 일부 구간에서 미흡한 것으로 조사돼, 조속한 보완 조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신설 도로 개통으로 천연기념물인 산양이 로그킬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또 안전펜스를 설치한 일부 구간도, 산양의 생태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설치 돼 있어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4월 4일 신설 36번 국도 삼근2터널 입구에서 촬영한 사진.[사진 제공 - (사)한국산양보호협회 울진군지회 김상미 사무국장]
지난 4월 4일 신설 36번 국도 삼근2터널 입구에서 촬영한 사진.[사진 제공 - (사)한국산양보호협회 울진군지회 김상미 사무국장]

(사)한국산양보호협회 울진군지회 김상미 사무국장에 따르면 “산양은 가파른 바위 절벽을 잘 타는데, 터널이 있는 절개면에는 안전펜스가 설치되어 있지 않아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지난 4월 4일 촬영된 영상을 보면 삼근제2터널을 지나던 주민이 터널 입구 위에서 세 마리의 산양이 노니는 것을 목격하고 로드킬 위험의 우려가 크다는 제보가 들어 왔다”며, “삼근 제2터널 양쪽을 보면 안전펜스 처리가 연결되어 있지 않고 펜스가 끊겨서 산양은 물론 야생동물들이 도로로 쉽게 내려올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다”고 지적했다.

지난 2001년 신설 36번 국도 노선이 확정되기 전 환경부(대구지방환경청)는 부산지방국토관리청으로 보낸 ‘환경영향평가 사전협의’와 관련된 공문을 통해, “신설 36번 국도 노선은 산양, 삵, 담비, 수달 등 법적 보호종이 다수 분포하는 등 보존가치가 높다”며 환경훼손의 우려가 있다며 사업시행 중단을 요구하며 반대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야생동물 보호를 위해 안전펜스가 잘 설치된 곳. 산양 등 로드킬을 방지하기 위해 안전펜스는 반드시 설치가 필요하다.
야생동물 보호를 위해 안전펜스가 잘 설치된 곳. 산양 등 로드킬을 방지하기 위해 안전펜스는 반드시 설치가 필요하다.

즉, 신설 36번 국도 공사 구간이 산양서식지(울진군지회에 따르면 약 120마리 이상의 산양이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이었다. 그렇다보니 산양이 도로공사 기간에 기존 36번국도 주변으로 내몰려 도로 주위의 절벽과 바위에서 목격한 사람들이 많았다.

이와 관련 주민들은 “기존 36번 국도는 지난 30여년간 자연스럽게 생태가 자리 잡아 안정화되었다고 추정할 수 있다. 즉 다양한 야생동물들이 자신들의 보금자리와 생활반경을 자리 잡았다고 생각한다”며, “새로운 외부적 복원은 오히려 또 다른 환경훼손의 우려가 크고, 야생동물들에게는 또 다시 서식지와 생태교란으로 생존의 위협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해당 마을 주민들은 기존 36번국도의 생태를 복원한다는 명목으로 수백억원을 투입하는 것 대한 재고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나아가 현재는 기존 36번 국도를 복원하는 것보다, 신설 도로의 야생동물 생태통로와 안전펜스가 보다 꼼꼼하고 안전을 확보할 수 있게 설치하는데 중점을 둬야한다고 꼬집는다.

한편 신설 도로 공사 과정에서 장비로 인한 굉음소리와 땅울림 등 여러 원인으로 산양들의 서식지가 위협받고 위태로워지면서 기존 36번 국도 주변에 산양이 자주 출몰했다. 지난 2018년 5월 초에는 금강송면 사랑바위휴게소를 지나 불영사 방향에서 8개월 된 어린 산양 한 마리가 로드킬 사고(왼쪽 뒷다리 골반 깨짐)로 폐사된 사례도 있었다.

2018년 5월초 기존 36번국도에서 로드킬 당한 약 1년생 산양.
2018년 5월초 기존 36번국도에서 로드킬 당한 약 1년생 산양. [사진제공 - 김상미 사무국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