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 성류굴에 새겨진 진흥왕 명문(銘文) 전 세계에 소개

- 『2019한국고고학저널』 영문판 발간. 성류굴 국제사회에 알려

2020-11-24     전석우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소장 지병목)는 최근 울진 성류굴 진흥왕 명문(銘文) 관련 글과 함께 한국고고학의 주요 발굴 조사 성과를 수록한 잡지 형식의 보고서인 『2019 Journal of Korean Archaeology(2019 한국고고학저널)』 영문판을 발간했다.

『2019 Journal of Korean Archaeology』은 2019년도에 학계와 언론으로부터 주목을 받았던 매장문화재 발굴 조사 성과 중에서 고고학을 비롯한 문화재 전문가 구성원들이 선정한 대표적인 국내외 유적의 성과를 수록한 책이다.

책자에는 삼국시대(신라) 청동기 시대 남해 당항리 유적부터 조선 시대 김해 읍성에 이르기까지 시대별 대표적인 국내 유적 26곳과 몽골 도르릭 나르스 유적 등 해외 발굴조사 성과를 담았다.

특히 울진군과 관련해 울진 봉평리 신라비 전시관 심현용 학예연구사가 쓴 ‘울진 성류굴에 새겨진 진흥왕의 발자취’라는 글이 실려 주목된다.

심 학예연구사는 이 글에서 “울진 성류굴 제8광장을 중심으로 전 구간에 걸쳐 수많은 삼국~조선 시대의 명문이 확인되었는데, 이 중에서 신라 24대 진흥왕의 경진년(560년)에 행차를 기록한 ‘진흥왕거眞興王挙’ 명문”이 있어 주목된다며, “이 명문을 통해 왕의 행차의 모습과 진흥왕의 호칭이 기존 ‘진흥태왕’ 뿐만 아니라 ‘진흥왕’으로도 불렸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성류굴에서

원문 : 庚辰六月日(경진육월일)/柵作榏父飽(책작익부포)/女二交右伸(여이교우신)/眞興(진흥)/王挙(왕거)/ 世益者五十人(세익자오십인)

번역문 : 경진년년(560, 진흥왕 21) 6월 일, 잔교(棧橋=柵)를 만들고, 뱃사공(榏父)을 배불리 먹였다. 여자 둘이 교대로 보좌하며 펼쳤다. 진흥왕이 다녀가셨다(행차하셨다). 세상에 도움이 된 이(보좌한 이)가 50인이었다.

또 그는 “지난해 발견된 진흥왕, 화랑, 향도, 승려 및 병부사 등 다수의 삼국~통일 신라 시대 명문을 통해 울진 성류굴은 화랑뿐만 아니라 왕까지 다녀갈 정도로 유명한 명승지 겸 화랑 수련 장소였음은 분명하다”며, “울진 성류굴에서 확인되는 많은 각석문들은 신라의 정치, 화랑, 군사, 불교, 인명 등의 연구에 매우 귀중한 사료로 향후 정밀 조사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립문화재연구소는 『한국고고학저널』을 2006년부터 해마다 국문판과 영문판을 발간하고 있으며 국내는 물론, 해외에도 한국고고학의 최신 성과를 알리는 등 국제사회와의 학술교류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올해 발간한 책자 역시 국내외 국공립 도서관과 국외 연구기관 등 관련 기관에 배포하고, 국립문화재연구소 누리집 www.nrich.go.kr, 문화유산연구지식포털)에도 공개하여 누구나 열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