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 금강송 군락지 고사목 발생 ‘기후변화’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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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 금강송 군락지 고사목 발생 ‘기후변화’ 때문
  • 전석우
  • 승인 2021.05.09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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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울진 금강송면 등 일원에서 목격되는 금강소나무 고사목으로 인해 우려를 자아내고 있는 가운데 금강소나무 군락지 고사현상이 기후변화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지난해 남부지방산림청이 진행한 용역인 ‘금강소나무 고사목 피해 대응 조사연구’ 보고서에 의해 밝혀졌다.

이에 본지는 최근 ‘금강소나무 고사목 피해 대응 조사연구’ 보고서의 내용을 입수하여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부분을 간추려 소개한다.

사진 = 남부지방산림청
사진 = 남부지방산림청

◆금강소나무 고사··· “기후변화에 의한 영향”으로 잠정 확인

국내 최대 금강소나무 서식지인 경북 울진과 봉화에서 금강소나무가 2015년 전후부터 자연고사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2019년부터는 군집 형태의 고사도 확인되고, 2020년에는 집단고사 현상이 뚜렷하게 확인되고 있다.

남부지방산림청은 2019년 6월부터 2020년 2월까지 약 8개월에 걸쳐 소나무 전문가와 녹색연합 등 민간단체와 협력하여 금강소나무 고사 실태를 조사하였다.

조사결과, 금강소나무 고사가 겨울을 전후한 시기의 가뭄을 비롯한 기상이변 등 기후변화에 의한 영향인 것으로 잠정 확인하였다. 아울러 2020년 모니터링을 통해서 확인한 고사목에 대하여 직접 현장 접근을 통하여 소나무재선충 감염 여부를 확인했으나, 단 한건의 소나무재선충도 발견되지 않았다.

보고서는 이번 조사에서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의 금강소나무가 죽어가고 있으며 개별목의 고사에서 군집형태의 고사로 변하고 있는 상황을 확인했다. 지난 2010년 전후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고사 현상은 2020년 12월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

처음에는 울진에서 시작되어 2015년 전후부터 삼척과 봉화로 확산되는 추세다. 울진군 금강송면, 북면, 봉화군 석포면, 소천면, 춘양면, 삼척시 가곡면 등의 지역으로, 금강소나무 대경목을 중심으로 2~30본 가량씩 산림 지역 곳곳에서 고사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2018년~2019년에 발생한 고사목은 주로 금강소나무가 특화된 금강송면 지역에서 고사피해 구역과 본수가 가장 많이 나타났다. 금강소나무 고사는 높은 고도부터 낮은 고도로 진행 중인데 특히 전체 고사목의 83%가 고도 500m위에서 발생하는 등 주로 600~900m 전후의 높이에서 발생하는 것이 확인됐다.

금강소나무는 한국 소나무의 원형이자 유전적, 생리적으로 가장 우람하고 건강한 아종으로 경복궁과 남대문 등 국보급 문화재의 복원에도 사용되는 소나무로 문화유산의 가치도 매우 높다. 울진·봉화 금강소나무는 국보급 문화재의 복원을 위한 문화재 용재림으로 지정되어 있다.

사진 = 남부지방산림청
사진 = 남부지방산림청

◆지난해 울진 금강송면 전곡리 금강소나무 50본 집단고사

2020년 6월부터 11월까지 울진군과 봉화군 일원에서 금강소나무의 신규 고사목을 조사한 결과, 주요 군락과 군집 형태로 죽어있는 고사목을 확인했다.

더욱이 울진 금강송면 전곡리 산1번지(봉화군 승부리 교동길 상부 소능선)에서 확인한 집단고사 지역은 50본이 넘는 수준으로 2015년 이후 고사가 확인된 이후 가장 큰 규모였다. 또 울진군 금강송면, 소광리, 왕피리, 전곡리 봉화군 소천면 분천리, 고선리 등에서도 군집 형태의 고사목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 = 남부지방산림청
사진 = 남부지방산림청

특히 지난해 울진·봉화 금강소나무 고사의 가장 큰 특징은 ‘울진 금강송면 소광리, 왕피리 등 주요 서식지에서 군집으로 죽어가는 양상이 2019년까지 보다 뚜렷하게 확인되었다’는 점이다.

보고서는 2021년에도 고사는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2020년보다 더 집단고사 현상이 뚜렷해질 경우, 기후변화에 의한 영향을 좀 더 구체적으로 입증하는 근거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금강소나무 고사 기후변화 대책··· 국가적 차원 대응 필요

▣금강소나무 고사 원인은 ‘기후변화’

금강소나무의 고사 원인은 기후변화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확증적 판단을 위한 깊이 있는 연구 조사가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먼저 기후변화로 보는 근거에는 이미 기후변화로 집단고사하는 아고산대의 침엽수가 모두 소나무과라는 점에서 실마리를 찾고 있다.

최근 백두대간과 국립공원 등의 아고산대 지역에서 기후변화로 인한 구상나무, 분비나무, 가문비나무 등의 집단고사가 심각한 상황이다. 한라산과 지리산의 구상나무는 멸종을 우려할 할 단계다. 멸종에 가까운 집단고사가 나타나는 백두대간과 국립공원의 전나무속 구상나무와 가문비속 가문비나무는 모두 높은 고도(1,900m)부터 낮은 고도(1,200m)로 집단고사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소나무도 같은 소나무과에 해당하는 수종으로 울진·봉화에서도 금강소나무 서식지 중 높은 고도부터 스트레스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기후변화의 영향도 동일한 패턴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수목을 비롯한 식물은 높은 고도가 낮은 고도보다 수분, 기온, 바람 등의 자연환경에 더 민감하다. 금강소나무 고사에서 높은 고도가 더 활발하다는 것은 기후변화의 의한 영향을 설명하는데 의미 있는 근거로 보인다.

사진 = 남부지방산림청
사진 = 남부지방산림청

기후변화로 인해 아고산대의 구상나무 분비나무 가문비나무 등의 고사요인으로 겨울철 적설량의 부족 및 눈의 증발산 가속화가 꼽힌다. 금강소나무도 아고산대 고산침엽수처럼 겨울철 건조와 가뭄으로 인한 수분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아울러 금강소나무의 뿌리에 공생하는 미생물인 균근의 감소로 뿌리부 영양대사 불량으로 인한 영향도 주요한 고사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와 함께 봄철 강풍과 여름철 이상고온에 의한 폭염 등으로 고사가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 국립산림과학원은 기후변화에 의한 영향을 좀 더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과학원은 '금강소나무의 고사 원인을 겨울철 기온 상승과 건조로 균근균의 감소'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 2015년부터 국립산림과학원은 ‘기후변화로 인한 소나무류 쇠퇴 현황과 고사 원인에 대한 가설’에서 소나무와 공생하는 뿌리부의 미생물인 균근균이 겨울 이상기온으로 사라지는 것을 원인으로 보고 있다.

금강소나무의 고사 원인을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로 추정하고 있다. 그 중 주요하게 제기된 요인은 겨울철 가뭄과 건조, 겨울철과 봄철 수분 공급량의 부족, 겨울과 봄철 기온 상승에 따른 수분 수급의 불균형 등을 꼽는다. 금강소나무의 고사가 소나무 전체의 기후변화 영향의 시작이 아닌지 예의주시하면서 변화와 동태 파악에 집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

보고서는 “울진·봉화·삼척에서 나타나고 있는 금강소나무 고사 현상이 기후변화로 인한 소나무의 쇠퇴와 고사의 시작 징후일 경우, 정부와 민간, 전문가등이 망라되어 기후변화 적응 차원의 소나무 쇠퇴에 대한 대응 방안을 마련과 함께, 국가적 차원에서 소나무를 비롯한 침엽수 전반의 기후변화 영향에 대하여 산림분야 기후변화 적응의 핵심 대응 과제로 설정하고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 = 남부지방산림청
사진 = 남부지방산림청

▣금강소나무 고사의 기후변화 관련 정밀 원인 규명 시급

보고서에서는 금강소나무 고사에 대책의 핵심에 대해 전반적인 고사 실태파악과 죽어가는 원인에 대한 연구와 분석이라고 보고, 먼저 과학적인 고사 대응을 위해 고사 현상과 양상에 대한 정량적 실태 파악이 중요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를 위해 △매년 주요 고사발생지역에 대해 고사목을 전수조사하고 이를 공간정보화하며 사진과 영상으로 기록 △고사목의 개별 지점을 좌표화하여 FGIS(산림지리정보체계) 분석 관리 등, 금강소나무 고사목에 대한 데이터베이스 작업을 향후 본격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집단고사에 대비하는 가장 기본적이고 1차적인 대응방안으로 설정했다.

아울러 이런 접근은 고사 지점의 고도별 사면 향, 경사도별 분포를 파악할 수 있어서 고사목으로 인해 제기되는 소나무재선충병 확산, 산사태 위험 등의 여러 대응에 중요한 요소로 활용할 수 있다. 더욱이 이런 공간분석 데이터는 기후변화로 인한 영향인지를 규명하는데 중요한 열쇠가 될 것으로 분석했다.

남부지방산림청은 지난 2013년∼2016년과 2019년~2020년에 금강소나무 고사에 대해 소나무재선충병을 염두에 두고 금강소나무 고사목에 대한 모니터링과 검경(檢鏡)을 하였으나 소나무재선충병은 아닌 것으로 확인했다.

보고서는 결론적으로 “현재까지 밝혀진 기후변화에 의한 영향을 좀 더 입증하고 확증할 수 있는 정밀 원인 규명과 함께 금강소나무의 관리 차원에서 전면적인 기후변화 적응대책 모니터링”을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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