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군 불영사 불연(佛輦) 보물로 지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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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군 불영사 불연(佛輦) 보물로 지정된다
  • 전석우
  • 승인 2021.04.28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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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울진군청 심현용 학예연구사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397호인 울진 불영사 불연(佛輦)이 보물로 지정될 예정이다. 이번에 보물로 지정되면 울진군은 구산리 삼층석탑과 불영사 응진전, 대웅보전, 영산회상도에 이어 5번째 보물을 보유하게 된다.

문화재청은 28일 울진 불영사 불연(蔚珍 佛影寺 佛輦)을 비롯해 '완주 송광사 목조석가여래좌상 및 소조십육나한상 일괄, '송시열 초상' 등 3건을 보물로 각각 지정 예고했다.

보물로 지정 예고된 ‘울진 불영사 불연(佛輦)’은 1670년(현종 11) 화원(畵員)으로 추정되는 광현(廣玄), 성열(性悅), 덕진(德眞) 등이 참여해 조성한 2기의 불교의례용 가마다.

특히, 지금까지 알려진 약 20기의 조선 후기 불연(佛輦, 가마) 중 형태가 가장 온전하게 남아있는 사례로, 불교목공예의 일종인 불연이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가치를 인정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불연은 불가(佛家)의 불보살상(佛菩薩像), 사리(舍利), 경전, 불패(佛牌, 불보살의 존호나 발원내용을 적은 나무패), 영가(靈駕, 불가에서 망자를 뜻하는 말) 등 예배의 대상을 가마에 싣고 의식이 거행되는 장소로 모셔오는 시련의식(侍輦儀式)에서 쓰이는 매우 중요한 의식법구다.

지금까지 알려진 불연은 모두 17세기 이후에 제작된 것이고, 그 중에서도 제작연대를 알 수 있는 유물은 극히 드물다. 반면 ‘울진 불영사 불연’은 2기 모두 1670년이라는 분명한 제작시기와 승려 학종(學宗)이 좋은 장인을 만나 불연을 제작하게 되는 동기와 배경, 제작에 동참한 시주자, 불연의 제작자로 추정되는 스님 등이 일목요연하게 기록되어 있어 조선 후기 불교목공예 연구의 귀중한 자료다.

전체적으로 단아한 균형미를 갖췄고 나무로 얽어 만든 둥근 궁륭형(穹窿形) 지붕과 네 귀퉁이의 봉황조각, 난간의 용머리 장식, 가마의 몸체 전면에 표현된 연꽃, 국화, 화초 장식 등에서 보이는 조형미와 조각솜씨가 매우 뛰어나다.

특히, 불연의 몸체 주렴(珠簾)에 동경(銅鏡, 청동거울)을 매단 최초의 사례로, 불상의 복장에서 발견되는 동경이나 불화의 복장낭(腹藏囊) 앞에 매단 동경과 같이 어두움을 밝히고 깨달음으로 인도하는 상징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불연의 동경은 불교 의례 연구에 있어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는 학술적 의의가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울진 불영사 불연’은 조선 후기 불연 중 제작 당시의 온전한 형태를 간직하고 있고 제작배경을 상세히 담은 명문이 남아 있는 점, 공예기술 면에서 높은 예술적 완성도를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보물로 지정해 보호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밝혔다.

울진군청 심현용 학예연구사는 “우리나라 사찰에 남아있는 불연은 대부분 조선 후기의 것으로 그 제작연대를 잘 알 수 없는데, 불영사 불연은 유물의 절대연대를 알 수 있고, 또 보존상태가 양호하여 한국불교공예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라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문화재청은 이번에 지정 예고한 ‘울진 불영사 불연’ 등 3건에 대해 30일간의 예고 기간 중 각계의 의견을 수렴·검토하고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지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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