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와 茶 그리고 향기] 은유의 기술 / 조기조(19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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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와 茶 그리고 향기] 은유의 기술 / 조기조(1963~)
  • 김명기 시인
  • 승인 2021.03.16 1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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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유의 기술 / 조기조(1963~)

   기계 만드는 일하다
   책 만드는 일한다

   기계 만드는 일하다
   어떻게 책 만드는 일하느냐고?

   기계도 어려웠고
   책도 난해했지만

   책 만드는 일은
   기계 만드는 일과 다르지 않다

   책은 기계의 은유니까

   은유의 리듬만 살려내면
   어디든 공장이다

[쉼표] 모든 예술은 특정한 장르를 배경으로 삼는다.

문학 역시 시와 소설처럼 큰 장르로 구분하지만, 시와 소설도 특정한 자기만의 장르로 구분된다. 그렇다고 굳이 어떤 장르의 문학을 나누며 읽을 필요는 없다.

시와 소설을 쓸 때도 이런 배경을 심각하게 고민하지는 않는다.

다만 작가의 입장에서는 어디든 갈래를 찾아가며 써야 시작과 끝을 맺을 수 있다.

조기조 시인은 이른바 사실주의 시인이다. 자신의 경험과 사실을 배경으로 시를 쓴다.

시력(詩歷) 삼십년이 된 시인의 세 번째 시집 『기술자가 등장하는 시간』 역시 자신의 경험을 담담하게 써내려간 시들이다.

그는 인문학 서적을 주로 내는 출판사를 경영하지만 출판사를 하기 전에는 기계 만드는 일을 했다.
두 가지 직업의 간극은 아주 먼 것 같지만 시인의 진술에 따르면 크게 다르지 않다.

세상은 어떻게 되어도 서로 맞닿아 있다.

책 역시 기계의 도움 없이는 만들 수 없다. 그러므로 책은 기계의 은유다.

출근길에 본 진달래는 처음 보는 진달래지만,
그 꽃나무는 작년에도 내년에도 틀림없이 그곳에서 꽃을 피울 것이다.

세상은 나의 또 다른 은유(隱喩)고 꽃은 봄의 또 다른 은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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