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고속철도시대’ 이끌 민주당 특위 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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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고속철도시대’ 이끌 민주당 특위 출범
  • 전석우
  • 승인 2021.02.05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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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는 끊어진 조국을 연결하는 상징적 존재”

남북고속철도 시대를 이끌어 나갈 더불어민주당 남북고속철도 추진 특별위원회가 4일 출범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국회 당 대표실에서 남북고속철도 추진 특위 발대식을 갖고, 특위 위원장에 양기대 국회의원(경기광명을)을 선임했으며 우윤근 전 주 러시아대사를 민간 위원장으로 위촉했다.

김태년 원내대표가 고문을 맡았고, 국회의원 14명과 민간위원 등 20여명이 참여했다.

구체적으로는 국회의원연구단체 ‘통일을 넘어 유라시아로’의 회장인 노웅래 의원과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송영길 의원, 이광재 의원, 윤후덕 의원, 박정 의원, 김영호 의원, 소병훈 의원, 박재호 의원, 유동수 의원, 김승남 의원, 김정호 의원, 김주영 의원, 양경숙 의원이 위원으로 위촉됐다.

또한 세계적 투자가인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과 이재정·이종석·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 최문순 강원도지사, 오영식 전 코레일 사장, 김세호 전 국토부 차관, 진장원 국립한국교통대학교 교수는 민간위원으로 합류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축사에서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부터 2018년 판문점 선언까지 늘 철도가 등장할 만큼 끊어진 조국을 연결하는 상징적 존재가 철도”라며 “남북관계가 재개되면 반드시 철도부터 논의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위 위원장을 맡은 양 의원은 “남북고속철도는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 번영을 위해 남과 북이 반드시 추진해야 할 절체절명의 시대적 과업”이라며 “오늘 출범한 특위는 남북고속철도 추진의 명실상부한 싱크탱크이자 실행기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간위원장인 우 전 대사는 “남북고속철도가 남북평화정착을 위한 최단, 최고의 지름길”이라며 “철도가 연결되면 장벽을 뚫고 대륙, 유라시아, 세계로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위는 출범 후 통일부, 국토교통부, 기획재정부 등의 관계부처와 함께 남북고속철도 건설을 위한 사전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북한 측에도 남북고속철도의 조기 착공 필요성 등을 적극적으로 설득할 계획이다.

또한 미국 정부와 민주당 의원들을 방문해 UN 제재 완화를 요청하고, 중국과 러시아, 일본의 정부, 정치인들을 만나서는 남북고속철도 건설이 동북아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는 점을 알리고 공감을 얻어낼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 남북고속철도 추진 특별위원회」 출정사[전문]

남북고속철도 건설은 그 당위성을 인정하면서도 머나먼 장기적 과제라는 게 일반적인 인식입니다.

남북 모두가 간절히 철도연결을 바라고 있지만 UN의 제재 속에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어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그러나 남북고속철도는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 번영을 위해 남과 북이 반드시 추진해야 할 절체절명의 시대적 과업입니다.

이를 위해 오늘은 작지만 의미있는 출발을 하는 날입니다. 1948년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후 처음으로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남북고속철도 추진 특별위원회’를 구성하여 당 내외의 기라성 같은 인사를 모시고 출범식을 하게 되었습니다. 감개가 무량합니다.

경기도 파주시 장단면 도라산역 부근을 지나다보면 개성까지 18km, 평양까지 205km라고 적혀 있는 이정표가 덩그라니 서 있습니다.

“평양 205km”는 서울에서 대전 거리인데 고속철도로는 1시간도 채 걸리지 않는 지근거리입니다. 도라산역에서 중국 단동역까지는 약 400km로 서울에서 부산까지의 거리와 엇비슷합니다. 우리나라에는 아직 직통고속열차가 없지만 표정속도 시속 300km짜리 직통고속열차를 타고 가면 넉넉잡고 1시간 반이면 도착할 수 있습니다. 서울에서 논스톱으로 달린다면 중국 단동역까지 1시간 50분이면 가능합니다. 이 길을 비행기나 배를 타고 가면 단동까지 12∼24시간이 걸립니다. 북한에 막혀 섬이나 다름없는 우리의 슬픈 현실입니다.

그런데 북한에 경의선 고속철도가 건설되고 그 고속철도가 남·북·중을 연결한다면 서울에서 북경(약 1,300km), 하얼빈(약 1,160km)까지 5시간 이내 도달이 가능합니다. 서울∼평양∼선양∼텐진∼베이징의 남북서축과 서울∼평양∼선양∼창춘∼하얼빈∼훈춘∼블라디보스토크를 잇는 남북동축의 어마어마한 메갈로폴리스(Megalopolis)가 형성되게 될 것입니다.

미국의 보스톤∼뉴욕∼워싱톤이나 일본의 도쿄∼나고야∼오사카를 잇는 거대연담도시축(메갈로폴리스) 처럼, 경의선 남북고속철도로 형성될 메갈로폴리스는 반경 5시간 이내에 인구 약 4억 3000만 명이 밀집해 있고, 지역총생산량(GRDP)이 5,960조원이나 되는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사상 최대의 집적경제권이 형성될 수 있습니다. 글자 그대로 명실상부한 ‘동북아초국경고속철도경제권’ 건설이 가능해진다는 얘기입니다. 이는 남한을 섬나라로부터 탈피하게 하고, 쇠락해가는 중국 동북 3성의 경제부흥을 견인하며 무엇보다도 열악한 북한 주민의 경제 수준을 증진시키고 북한을 점진적 개혁 개방의 길로 나가게 도와 줄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동북아초국경고속철도경제권은 2018년 8월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문재인 대통령께서 제안한 ‘동아시아철도·경제·에너지공동체’를 실현하기 위한 초석이 됨과 동시에 한반도를 핵위험 지대에서 영구적인 평화의 길로 인도하게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남북고속철도는 무엇보다도 남북의 경제 향상을 촉진하는 잇점이 있습니다. 중국의 엄청난 관광객이 비행기 보다 3분의 1 정도 저렴한 고속철도를 이용하여 북한과 남한에 몰려들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마치 유레일패스 한 장을 갖고 유럽을 돌아다니듯, ‘동아시아선상레일패스’를 갖고 남·북·중·러·몽·일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관광객들이 폭증하고 이로 말미암은 사회경제적, 정치문화적 편익은 말할 수 없이 크게 될 것입니다.

남북고속철도는 또한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한중해외직구 물품이나 남·북·중을 오가는 신선물류 운송에도 혁명을 일으킬 것입니다.

남북고속철도 건설은 퍼주기 사업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투자의 개념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북한에 고속철도를 건설하는 일은 남한 경제를 위해서라도 시급한 일입니다. 남한이 북한철도사업에 50%만 투자해도 생산유발효과가 40조원, 고용창출이 약 23만 명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필요하면 국제컨소시엄도 구성해야 합니다. 그러면 남북한과 동북아 나아가 유라시아대륙 전체의 상생과 협력의 마중물 역할을 할 것입니다.

세계 3대 투자가 짐 로저스 회장이 예견한 대로 서울~평양~신의주와 동북아는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투자처가 되고 전세계적으로 갈 곳을 잃고 헤매는 대량의 유동자금이 이 메갈로폴리스로 흘러들어올 것입니다. 역내 국가 간의 사회문화적 교류와 상호소통이 원활해져서 결과적으로 동아시아 공동 번영의 디딤돌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부디 이 희망의 불빛이 한반도에는 통일의 불꽃으로, 온 시베리아 벌판과 몽골의 초원길과 중앙아시아 실크로드에는 평화와 번영의 불꽃으로 들불처럼 번지기를 소원합니다.

이처럼 동북아시아 권역의 잠재력을 알고 있는 중국은 먼저 중국 전역에 거대한 고속철도망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미 만주고속철도의 서쪽 끝은 단동역에, 동쪽 끝은 훈춘역에 만들어놓고 북한에 고속철도가 건설되기만 하면 연결할 준비를 끝내놓고 있습니다.

우리 남북한이 그 열매를 공유할 수 있는 길이 바로 남북고속철도 사업입니다. 그런데 애석하게도 남북한은 고속철도 연결에 대한 논의조차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 내에서 남북고속철도 건설에 대한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도 과제입니다.

그래서 더불어민주당 남북고속철도 추진 특위가 중요합니다.

남북고속철도 건설이라는 민족의 대과업이 UN제재와 관계없이 사전에 잘 준비하여 추진할 수 있도록 정부를 견인해 나갈 것입니다. UN 제재만 탓하지 말고 남북이 각각 사전 준비하면서 서로 협력할 분야는 협상을 통해 과감히 진행시켜 나가도록 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남한 측 구간의 계획, 설계, 공사 뿐 아니라 남북 간의 고속철도 기술표준화 사업, 용어통일, 상호 법률 수정, 재정마련 방안, 북한 측 노선 선정 및 설계, 국민적 공감대 형성을 위한 홍보, 주변 국가 협조를 얻기 위한 설득 등 꼭 해야 할 과제들을 제대로 추진하도록 하겠습니다.

다행인 것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2018년 9월 평양정상회담에서 남북고속철도 건설에 대해 긍정적인 합의를 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베트남 하노이 북미회담이 결렬된 이후 두 정상이 약속했던 남북고속철도는 별로 진전이 되지 못했습니다. 남북고속철도가 미칠 파급성과 시급성에 비춰볼 때 매우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이낙연 대표님의 강력한 의지로‘민주당 남북고속철도 추진 특별위원회(이하 남북고철특위)’를 만들어 당 내외의 여러 전문가들을 모시고 UN제재가 풀릴 때를 대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성실히 준비하고자 합니다.

남북고속철도 특위는 앞으로 통일부 국토교통부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와 함께 남북고속철도 건설 문제를 조정하고, 북한측에도 남북고속철도의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전달할 것입니다.

또한 미국을 방문해 정부 관계자와 민주당 의원들에게 남북철도연결에 대한 UN 제재 완화를 요청하며, 중국과 러시아, 일본의 정부와 정치인들을 상대로 남북고속철도 건설이 동북아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는 점을 강조할 것입니다.

우리는 2002년 월드컵 때 “꿈은 이루어진다”라는 그 유명한 캐치프레이즈를 기억하고 있습니다. 오늘 출범한 남북고철 추진특위는 앞으로 남북고속철도 추진의 명실상부한 싱크탱크이자 실행기구가 될 것입니다.

우리 민주당 남북고속철도 추진 특위는 험한 가시밭길이지만 위원님들과 함께 이 길을 뚜벅뚜벅 걸어가겠습니다.

국민 여러분과 당원 동지 여러분의 많은 지지와 후원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21. 2. 4.

더불어민주당 남북고속철도 추진 특별위원회 위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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