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송이의 소근소근 우리들 속 이야기21 / 가면(假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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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송이의 소근소근 우리들 속 이야기21 / 가면(假面)
  • 고경자 다움젠더연구소장
  • 승인 2021.01.11 13: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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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송이의 소근소근 우리들 속 이야기 -

멋질 2021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알 수 없는 미래지만 그래도 멋질 것이라 믿고 또 새롭게 시작해 봅시다.

분명 오늘보다 나아질 내일이라 생각하며...

내가 아는 네가 아니야~! ‘청소년’ 편

스물한번째 이야기 <가면(假面)>

우리는 상황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살아갑니다. 그러한 다양한 모습 “페르소나” 즉 외적인 인격 또는 가면을 쓴 인격이라고도 말합니다. 심리학자이며 정신과의사 칼 구스타프 융(Carl Gustav Jung)은 “페르소나는 일종의 가면으로 집단의 행동이나 역할을 수행한다”라고 했습니다. 인간은 어느 집단과 누구와 함께 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모습의 가면을 쓰고 생활하고 있습니다. 즉 진정한 자신과 달리 다른 사람이나 사회의 요구에 덧씌워진 인격으로 살아갑니다. 이러한 모습이 자신의 심리와 사회적 요구간의 타협점을 잘 찾았을 때는 사회와 적응하며 잘살아 갈 수 있겠지만, 자신의 본모습과 페르소나의 간극이 클 때는 갈등을 느끼며 생활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여러분은 사회적 요구에 걸맞은 타협점을 찾으셨는지요. 여러분은 어떤 모습으로 자주 살아가고 있나요?

이번 이야기는 자신을 ‘가면(假面)’으로 표현한 아이의 이야기입니다.

친구들의 오랜 놀림으로 인해 자신의 진짜모습을 숨길 수밖에 없다고 말한 아이입니다.

청소년들 사이에도 낙인(烙印)이 있다는 것을 모두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 낙인이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 대상이 된 아이는 오랜 시간 힘든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었던 것 같습니다. 특별이 자신에게 나쁘게 행동했다면 선생님에게나 어른들에게 말해서 도움을 받을 수 있었을 것이지만... 친구들이 자신에게 한 행동이 특별하게 어떻게 했다고 말하기 애매한 시간들 속에서 서서히 자신감을 잃어버렸다고 말했습니다. 선생님에게 이르기에는 너무도 사소하고 찌질하게 생각되는 사건들의 연속이었다고 하더군요.

친구들과 있었던 특정 사건을 이야기하기에는 할 말이 별로 없다며... 말하기엔 사소하지만 사소한 사건들은 오랜 시간 동안 이 친구는 열등감과 고립감 속에서 힘들어하고 있었습니다.

얼굴은 자신, 가면은 덮게, 돌은 친구라 표현했습니다.

자신의 얼굴을 가면으로 덮어 두어야만 아이들이 돌을 던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즉 엉뚱하고 때론 호기심 많은 자신의 모습을 숨길 수밖에 없는 현실... 속상하지만 속상하지 않는 척 하며 보내는 시간들...

그림 속의 친구들은 모두가 “돌”입니다. 함께 뛰어놀고 이야기하며 지내야 하는 아이들이 모두 “돌”이 되어 자신을 향해 던질 준비를 하고 있다며... 자칫 자기가 어떤 말과 행동을 잘못하면 당장 돌이 되어 던진다며...

친구들과 멀리 떨어져 있어야만 자신이 안전하다고 합니다. 친구들과 거리가 가까워질 수 록 내가 한 말과 행동들을 몇몇의 아이들이 흉내를 내며 따라하고 그렇게 하고는 친하게 지내자고 다가오고... 특히 선생님들이 있을 때는 더 친하게 행동한다고 합니다. 그렇게 친구들도 선(善)한 척 하는 가면을 쓰고 학교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말하더군요.

자신은 돌인 친구들에게 먹이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어떠한 행동도 어떠한 말도 하지 않고 학교생활을 해야한다고 합니다. 진정한 자신을 가면으로 덮어두고 앞으로 쭉 가짜 모습만 친구들에게 보여 줄 것이라 말하더군요.

가면 속에 자신감과 용기 그리고 희망까지 다 덮어 두고 상처받지 않기 위해 ‘담담한 척’ ‘괜찮은 척’ 연기하고 있는 친구의 모습이었습니다. 용기내어 당당하게 나오라고 하기에는 많은 시간이 걸릴 듯합니다. 선생님과 친구들 그리고 주위의 많은 사람들이 이친구의 가면 속 진짜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어떻게 하면 상처받지 않고 자신의 모습을 보여 줄 수 있을까요?

우리는 잘 웃는 아이를 보면 밝고 예쁘다고 말합니다. 인사를 잘하고 규칙을 잘 지키는 아이를 보면 착하다고 합니다. 또 몇 번의 모습을 보고 내성적인 아이라고 말합니다. 이러한 평가가 아이에게 가면을 쓰라고 말하고 있지 않을 까요?

그냥 있는 모습으로 봐주면 어떨까요...

분명 많은 아이들이 행복하게 잘 성장하고 있습니다.

분명 착하고 따뜻한 아이들은 주위에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소수의 아픈 아이, 상처받는 아이들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이 한주는 꽁꽁 얼어있는 냇가를 조용히 산책해 보는 건 어떨까요.

그 시간 속에 상처받은 아이들의 마음속 얼음을 녹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고민하는 한 주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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