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송이의 소근소근 우리들 속 이야기 15] / “고정관념의 틀을 벗어버리자!”
상태바
[미송이의 소근소근 우리들 속 이야기 15] / “고정관념의 틀을 벗어버리자!”
  • 고경자
  • 승인 2020.10.19 11: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미송의 소근소근 우리들 속 이야기 15 -

봄과 여름을 지나며 온갖 생명들이 넉넉히 성장했습니다. 봄은 겨울잠을 자고 있던 생명을 똑똑 두들겨 깨어나게 했습니다. 여름은 봄이 깨운 생명들이 잘 성장할 수 있도록 어르고 달래며 다듬질합니다. 때론 모질게 때론 못살게 굴 때도 있지만, 생명들은 그래도 잘 견뎌 냈습니다. 이제 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부르고 배가 든든해지는 가을이 왔습니다. 하나씩 하나씩 ‘마음가방’에 담아 둬야겠습니다. 긴 겨울 풍성하게 보내려면 말입니다.

내가 아는 네가 아니야! ‘청소년’ 편

열다섯번째 이야기<고정관념의 틀을 벗어버리자>

어릴 적 높은 곳에서 끝없이 떨어지거나 가끔은 아무리 뛰어도 제자리에서 꼼짝도 못하는 그런 꿈을 꾼 적이 있으신가요. 꼭 땅 밑에서 무언가 내 발과 내 몸을 꼭 붙잡고 있는 것처럼 말이죠. 그 꿈속에서 누군가 나를 쫒아오는 꿈이면 그 공포는 표현하기조차 어려울 정도입니다. 이런 저런 꿈을 꾸며 우리는 하룻밤 이틀 밤을 보내며 그렇게 자랐습니다.

오늘은 나를 묶어두거나 나를 공포에 떨게 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한 아이가 자신은 사슬에 묶여있다고 했습니다. 아무리 움직이려 해도 움직일 수가 없다고 말입니다. 더 이상 노력하는 것도 귀찮다며 그냥 이렇게 살다가 죽을 꺼라 말을 하네요.

세상에 대해 흥미도 없고 그렇다고 자신에게 관심을 가져주거나 놀아줄 사람도 없다고 말하는 친구입니다.

부모님과 선생님들은 자기를 자유롭게 두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학교가라. 학원가라. 수업시간에 똑바로 해라. 공부 좀 해라. 휴대폰 하지 말아라.” 칭찬은 안하고 야단만 친답니다. 뭐든 어른들 마음대로 한답니다. 자신은 굵은 쇠사슬에 묶여 스스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어른들은 아이들이 잘 성장하도록 교육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 아이는 왜 어른들이 자신을 묶어두었다고 말하는 것일까요? 어른의 눈으로는 당연한 것이 이 아이에게는 쇠사슬에 묶여있는 것과 같은 가 봅니다. 분명 우리는 아이들이 잘 자라기를 바라며 훈육도 하고 교육도 했는데 말입니다. 어찌 되었던 우리의 의도와는 전혀 다르게 아이는 무기력해졌습니다. 목에 줄이 묶인 동물이 되었습니다.

혹시 그림을 자세히 보셨습니까? 쇠사슬의 굵기는 아이보다 더 크고 단단해 보입니다. 만약 우리가 저 쇠사슬에 묶여있다면 어떤 기분일까요? 상상만으로도 온몸에서 소름이 돋고 다리에 힘이 풀립니다. 또 머릿속은 하얗게 변해 버립니다. 어른인 저도 정말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듯합니다. 또 그림에서 눈을 봐 주세요. ‘쫄라맨’으로 그린 그림이지만 눈은 감고 있습니다. 입은 꽉 다물고 있습니다. 가슴에는 큰칼 2개가 꽂혀 있습니다. 아이고...

보이지 않는 마음속 이야기지만 그림만으로도 아이의 마음속이 짐작이 될거라 생각합니다. 이젠 세상을 보고 싶지도 않고, 말하고 싶지도 않고 ‘난 상처 많이 받았어.’라고 말하고 있는 그림입니다.

우리의 교육 현실은 아직 아이들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뛰어 놀아야 하는 아이에게 책상에 가만히 앉아 있기를 요구하고...

자신의 개성을 마음껏 발휘해야 하는 아이에게 주위와 비슷한 색으로 있으라고 요구하고...

보편적인 교육으로 통일시키고 있습니다. 물론 조금씩 변화되고 있긴 합니다. 하지만 그 변화의 속도가 아이들의 속도와는 너무도 차이가 난다는 것입니다.

학교를 졸업해야만 보통사람으로 편입된다며 고등학교 졸업장은 꼭 받아야 한다고 강요합니다. 학교가 지옥인 아이에게 학교를 꾸역꾸역 보냅니다.

우리사회는 조금만 돌아보면 다양한 대안이 있습니다. 검정고시를 통해 학력을 인정받을 수 도 있고 대안학교를 통해 또 다른 교육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동안 자신이 경험한 세계에서 답을 찾으려고 하는 어른들의 무모한 생각이, 아이들의 현재와 미래를 너무 힘들게 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학교를 벗어나 더 넓은 세상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이 있음을 알고, 다양한 곳에서 경험하고 생각하고 또 성찰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할 듯합니다. 그와 동시에 나의 생각과 나의 고정관념의 틀을 벗어버려야 할 것입니다.

가을 하늘은 높고 파랗다가 아니라, ‘가을 하늘은 보는 사람에 따라 다양한 모습과 색깔로 보여진다’라는 생각으로...

오늘 울진의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깨끗하네요. 이 아이의 마음속 구름도 잘 걷혀지길 바래봅니다. 내 안에 쇠사슬로 묶어둔 많은 생각과 또 아이들에게 내가 묶어둔 쇠사슬이 무엇이 있는지 살피고, 그 쇠사슬을 풀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는 한주가 되어 보는 건 어떨까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