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송이의 소근소근 우리들 속 이야기 14] / “따뜻한 말 한마디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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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송이의 소근소근 우리들 속 이야기 14] / “따뜻한 말 한마디 어떨까요...?”
  • 고경자 다움젠더연구소 소장
  • 승인 2020.10.05 10: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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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송이의 소근소근 우리들 속 이야기14 - “따뜻한 말 한마디 어떨까요...?”

이번 추석은 어찌 보내셨습니까? 고향에 오지 않는 것이 ‘효도’라는 현수막이 걸렸습니다. ‘가장 좋은 백신은 찾아오지 않는 것’이라는 현수막이 보입니다. 많이 쓸쓸한 명절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혼자 사시는 어르신들에게는 더욱...

오랜만에 구겨진 지폐를 다렸습니다. 명절임에도 빳빳한 지폐를 찾아두지 않아 구겨진 지폐를 빳빳하게 다렸습니다. 코로나19로 현찰도 사라지고 있습니다. 카드로 또 통장으로 보이지 않는 자본이 날아다닙니다. 이젠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장 큰 힘(?)이었던 현찰이 시야에서 사라지며 조카들에게 생색내기도 힘들어 지는 것 같습니다.

내가 아는 네가 아니야~! ‘청소년’ 편

열네번째 이야기<말이라도 좋아>

혹시 여러분들은 미래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요즘 TV에서 자주 노출되는 장면이 있습니다. 예능에서도 또 드라마에서도 나오는 장면, 바로 ‘타로’를 이용하여 미래를 예측해보는 것입니다. 아이들에서부터 어른들까지 연령에 상관없이 많은 관심을 보입니다. 혹시 타로를 모르시는 분이 계시나요? 타로는 각각의 그림 78장을 이용하여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이야기해보는 도구입니다.

젊은이들이 불야성을 이루는 홍대거리를 방문하면 1순위로 체험 하는 것이 ‘타로점’이라고 합니다. 요즘처럼 미래가 불확실하고 불안한 상황에서 누군가는 점술에 의지해서 조금이라도 위로 받기를 바랍니다.

아이들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과거에는 타로라는 것을 점술로 보았으며 미신의 일종으로 터부시했습니다. 허나 지금은 타로카드가 ‘점술의 도구’ 이기 보다는 ‘심리상담의 도구’로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저 역시 아이들을 만나러 갈 때 타로를 가져가서 활용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타로카드를 가져 왔다고 말하는 순간 아이들은 환호성을 지릅니다.

어른이나 아이나 자신의 미래가 궁금하고 좋은 결과를 바라는 건 인지상정인 것 같습니다.

친구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것이 무엇일까요? 성적, 진학, 이성친구, 부모님의 마음 등등...

참 다양한 것에 관심을 가집니다. 그중에서도 이성친구에 대해 가장 궁금해 하더군요.

“연애 할 수 있을까요? ㅎㅎㅎ”

사실 타로카드의 해석은 별것이 없어요. 그림을 보고 아이들의 상황에 맞춰 이야기를 잘 해주면 되는 것이지요. 그런데 타로라는 이미지가 워낙에 점술로 알려져서 신성해 보이나 봅니다. 말해주면 다 맞다고 하더군요. 특히 아이들은 말이죠.

조심스럽게 질문하는 한 친구가 있었습니다. “엄마의 마음을 알고 싶다고...”

평소 엄마랑 사이가 좋지 않았다고 하더군요. 자신을 싫어하는 것 같고 자신이 말만하면 짜증을 낸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부모님의 이혼이 자신 때문인 것 같아 힘들다”고 말했습니다. 그렇게 엄마의 마음을 카드로 보여 달라고 했습니다. 일단은 엄마의 마음을 먼저 보자고 한 후 카드를 펼쳤습니다. 물론 카드 그림은 힘든 것이 많이 있더군요.

아이에게 “엄마가 너를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엄마의 마음이 너무 힘들어서 너에게 짜증을 내며 의지 하고 있는 듯하구나. 너라도 옆에 있어 엄마가 숨 쉴 수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라고 말해 주었어요. 그랬더니 진짜냐고 묻더군요. 카드를 가리키며 하나하나 설명했더니 아이의 표정이 밝아졌습니다.

아이는 “엄마가 자신 때문에 이혼한 것 같아 자신을 싫어하는 것 같았다”고 말하며 안심하더군요. 부모님의 이혼에 대해 이야기 나누며 또 카드를 펼쳤습니다. 타로카드를 아이가 이해 할 수 있도록 설명해 주었어요. 결론은 너의 탓이 아니라 부모님의 문제로 그렇게 된 것이라고 또 엄마 아빠 모두가 너에게 많이 미안해하고 있다고 그림을 통해 이야기 해줬어요. 아이는 훨씬 밝은 표정을 지었고 편해졌다고 하다군요. 자신이 가지고 있던 어깨의 짐을 내려놓은 듯 편안해 보였습니다.

우리는 때때로 눈으로 확인하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그것이 무엇이 되었든 자신의 마음을 아니 상대방의 마음을 알 수 있는 도구가 있다면 고민도 희망도 함께 해결할 수 있을 듯합니다. 우리의 마음 한 구석에는 때론 누군가로부터 위로받고 위로해주고 싶은 화수분 같은 애정이 있습니다.

이 한주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혼자 사시는 어른들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어떨까요?

우리의 말 한마디가 어르신에게는 홍삼엑기스 보다 더 든든한 보약이 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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