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송이의 소근소근 우리들 속 이야기 13] / 관심 좀 가져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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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송이의 소근소근 우리들 속 이야기 13] / 관심 좀 가져주세요!
  • 고경자 다움젠더연구소 소장
  • 승인 2020.09.21 09: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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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이 올 때 가을을 데려왔나 봅니다. 더없이 높은 하늘과 뽀얀 구름. 양떼들이 두둥실 소풍이라도 가는가 봅니다. 가을입니다. 발아래를 보려고 했던 지난주 열심히 발아래를 살펴봤습니다. 그동안 눈에 보이지도 않던 밥풀보다 작은 들풀들이 눈에 들어 왔습니다.

아름답고 새로운 세상이 있더군요. ‘발명’은 못하지만 ‘발견’을 해보려고 합니다. 주위를 둘러보며 말입니다.

내가 아는 네가 아니야~! ‘청소년’ 편

열세번째 이야기<관심 좀 가져주세요!>

최근 교육부·보건복지부·질병관리본부에서 발표된 청소년들의 첫 성경험 연령에 대한 조사에서 13.6세로 조사되었다는 보고가 있었습니다. 깜짝 놀라셨지요. 우리가 알고 있는 천진난만한 이미지와는 너무도 달라 혼란스럽기까지 할 것입니다.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요. 얼마 전 한국 사회를 경악시킨 사건이 있었습니다. 텔레그램에서 아동 및 성인의 성착취물을 제작, 유포해 국민들을 경악시켰던 ‘N번방’ 사건 가해자가 바로 채팅앱들을 통해 유인했다고 합니다.

이 사건처럼 지금 온라인 세상에는 청소년들을 유혹하는 신원을 알 수 없는 수천 개가 넘는 ‘랜덤채팅앱’ 들이 아이들의 놀이터가 되어버렸습니다. 랜덤채팅앱은 앱에 함께 접속해 있는 사람 중 한명을 무작위로 연결해서 온라인 상에서 대화할 수 있도록 만든 앱입니다.

청소년들이 호기심에 “놀아줄 사람”이라고 올리는 순간 어른들이 올리는 수십 개의 댓글이 달립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겠지만, 생각보다 많은 ‘어른’이라는 사람들이 “랜덤채팅앱”에서 청소년의 성(性)을 착취하고자 마수의 손을 뻗고 있습니다.

과거에 플레이보이 잡지, 또 야설과는 그 질과 행태가 다르답니다. “우리 때도 그랬는데 뭘~”이라고 넘기기에는 참으로 무섭고 잔혹합니다.

왜 아이들은 이런 채팅앱에 빠질까요? 왜 모르는 사람들의 ‘검은 친절’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일까요? 이유는 아주 간단합니다. 그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또 재미있게 놀아주고 공감해주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여기에서 알아 차리셨나요. 아이들은 관심받기를 원한다는 것을요.

이 아이는 자신을 “관종(關種-사람들의 이목을 끌기 위해 온라인이나 SNS에서 무리한 행동을 하는 사람을 비하하는 인터넷 용어로, '관심병 종자'의 준말이다)”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사람들이 아니 부모님도 자신에게 ‘관심’을 주지 않는다고요. 또 친구들도 자신이 독특한 행동을 하지 않으면 관심을 갖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자신은 계속 과장된 행동을 하고 있답니다. 아이에게 “관심을 받으면 어떤 기분이 들어?” 라는 질문에 “살아있는 것 같이 기분이 좋아요.” 라고 하더군요. 분명 살아있는 아이인데 지금의 삶은 죽은 삶과 비슷했나 봅니다. 극단적인 단어이지만 사실인 듯합니다.

우리는 사회적 동물이라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고, 상호작용 없이는 죽은 것과 같은 것이라는 것을 이 아이는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이렇게 이야기 할 때 마다 참 미안해집니다. ‘관심’을 주는 것이 무엇이 그리 어려운 일이라고 아이들에게 그것도 못해 줄까? 아이는 수업 시간 내내 엉뚱한 이야기로 아이들과 저의 관심을 받으려고 했습니다. 또 가끔 아이 옆에 가서 말을 붙일 때는 옅은 미소를 짓고 큰 눈알을 굴리며 저의 질문에 성심성의껏 대답해 주려 했습니다.

이처럼 정서적 결핍이 있는 아이일수록 주목받으려는 경향이 더 강합니다. 관심을 위해 크게 울고 부모의 말에 반항을 합니다. 또 공격적인 성향을 보이며 공허함으로 불안증세가 나타납니다. 그리고 사람에 대한 두려움과 세상에 대한 불신이 생기게 됩니다.

따라서 공부에 대한 학습능력은 떨어지겠지요. 이처럼 정서적 결핍은 성장기의 아이들에게는 치명적인 독약이 되는 것입니다. 관심이 뭐 그리 어려운 것이라고 아이들을 외롭게 하고 있을까요.

부모와 함께 아이들을 키워주는 프로그램들이 있습니다. 뽀로로, 로보캅 폴리 등은 어머니의 육아 해방에 엄청난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식당이나 공공장소에서 칭얼거리는 아이를 안정시킬 때 없어서는 안 될 프로그램입니다. 어떤 약보다도 효과가 빠르고 만족도가 높지요.

그런데 아무리 좋은 약도 오남용을 하게 되면 그 효과가 떨어지고 각종 부작용에 시달리게 됩니다. 지금 무심코 보여주고 있는 유튜브와 한방향의 프로그램들은 아이들이 더 이상 생각하지 않고 즉각적인 반응만 보이도록 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어떤식으로든 관심을 받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아이들이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판단할 수 있도록 관심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아이들이 긍정적이고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방식으로 주목받길 바래봅니다.

이 주는 어릴적 가장 행복했던 기억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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