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와 茶 그리고 香氣] 안녕, UFO / 박선경(19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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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와 茶 그리고 香氣] 안녕, UFO / 박선경(1973~)
  • 김명기
  • 승인 2020.09.06 18: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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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UFO / 박선경(1973~)
 

    비가 온다 시작도 알 수 없이 대기의 틈새로 흘러가는 
    빗줄기의 한 부분을 나는 달리고 있다 차창 밖으로 쏟아지는
    빗방울 저 끝에서 열기를 잃은 쓸쓸한 빛의 입자들이 눈부시게 반짝,
    그러나 나는 이미 흘러가고 없다 끝없이 하강 중이던 너는 어디로 갔을까
    우린 서로의 신호를 알아보지 못하고 쓸쓸히 떠나버린 우주선,
    잠시 마주친 서로의 이미지를 통과하는 중

    빗방울 눈부신 은빛으로 오네 손을 흔들며 멈춰 서있네
    작은 행성처럼 내 안에 있던 너의 이름들이 역류하네
    일만 광년의 거리에서 일어나는 별의 폭발,
    눈부신 파편들이저마다 홀로 타오르며 사라져가네
    나는 온 힘을 다해 말하네 네가 가고 있는 그곳에 나 좀 데려다줄래

    나는 공중에 머무네
 

  [쉼표] 살면서 이렇게 긴 우기와 잦은 태풍을 맞아본 경험은 처음인 것 같습니다.
  또 그 많은 비가 신기하게 어디론가 다 스며듭니다.
  시인은 이렇게 지루한 비조차 반전의 이미지로 사용합니다.
  찰나의 순간에 멈춰 서서 잠시 마주친 비와 이미지를 통과하는 중이라는군요.

  반복되는 것은 지겹고 때로는 이질감마저 느끼지만
  시적차용에서는 수많은 상상력을 불러 내곤합니다.
  별의 폭발, 눈부신 파편, 비의 상투성과는 이질적인 말들이지요.
  공중에 머무는 것이 비인지 시인 자신인지 알수는 없지만
  시인은 온 힘을 다해 비가 가는 곳으로 자신을 데려다달라고 말합니다.

  그곳에 뭐가 있을지 알 수는 없지만 젖어버린 세상 속 저 너머에는
  무엇이 있을지 저도 궁금합니다.

  또 큰 태풍이 북상중입니다.
  모두 무탈하시고 이 지겨움에 대한 반전을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라는 생각에 박선경시인의 시를 선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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