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와 茶 그리고 香氣] 꽃 진 자리에서 꽃을 기다리다 / 피재현(196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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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와 茶 그리고 香氣] 꽃 진 자리에서 꽃을 기다리다 / 피재현(1967~ )
  • 김명기
  • 승인 2020.08.24 09: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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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 진 자리에서 꽃을 기다리다 / 피재현(1967~ )

    꽃 진 자리에서 꽃을 기다리는 시간 
    슬픔이 아주 천천히 말라가는 시간
    울컥! 할 수도 있겠으나 그냥 또 
    떨어진 꽃잎 세다보면 기어이는 잊을 수도 있을
    허기가 슬픔을 이기는, 기차의 행선지가 궁금해지는
    그런 순간은 언제나 슬픔이 끝난 시간에
    조금은 아린 혀끝으로 오려니
    꽃 진 자리에 돋아나는 초록의 할거에도
    질기게 슬픔을 이긴 시간이 묻어 있으려니
 

  [쉼표]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집니다.

  끝이 보이는가 싶더니 다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었습니다.

  울컥! 할 수도 있겠으나, 그냥 또 시간을 지나다보면 기어이 끝이 오는 순간이 있겠지요.

  허기가 슬픔을 이기 듯, 지금 지루하고 힘든 시간이

  우리 안의 또 다른 슬픔이나 고통을 잊게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럴 때 일수록 주변을 돌아봐야겠습니다.

  사회적 약자들이 더욱 힘들고 지쳐있는 것은 아닌지 관심을 기울여야겠습니다.

  누구나 힘든 시간이지만 더욱 힘든 사람이 있을 겁니다.

  그러다보면 우리 모두 질기게 힘들었던 시간을 이기는 날이 올 테니까요.

  꽃 진 자리에서 다시 꽃 피기를 기다리듯,

  견디기 힘든 시간에서 나보다 더 힘든 사람이 없는지 살펴보는 일이야말로,

  서로를 지켜 낼 수 있는 가장 값진 시간이란 생각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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