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 바닷가 쓰레기 치우는 한팔 자원봉사자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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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 바닷가 쓰레기 치우는 한팔 자원봉사자 ‘화제’
  • 전석우
  • 승인 2020.08.04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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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거주 조상희 UDT 자원봉사단 바다살리기운동본부 단장

울진군은 지난달 24일 하루 강수량 178.4㎜로 역대 최다 강수량을 기록했다. 또 8월 2일 105mm의 비가 더 내렸다. 이로 인해 망양해수욕장과 염전 해변은 온통 집중 호우로 하천과 바다에서 떠밀러 온 각종 생활쓰레기와 나뭇가지 등으로 뒤덮였다.

해안가에는 나뭇가지와 스티로폼과 플라스틱, 병 등 각종 생활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지만 이들 쓰레기를 처리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예산은 물론 인력과 장비 등이 수반돼야 하기 때문에 신속히 치울 엄두를 못 내고 있다.

울진의 해안가에 방치된 쓰레기를 수거하기 위해 은어다리 인근 해변을 지난 2일부터 3일째 한 팔로 해안 환경정화활동을 펼치는 사람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주인공은 불의의 사고로 한쪽 팔을 잃은 UDT(해군 특수전여단) 자원봉사단 바다살리기운동본부 조상희(66세) 단장이다.

4일 오후 6시께, 조 단장은 한쪽 팔을 잃은 불편한 몸에도 불구하고 은어다리 인근 해변을 찾아 해변에 쌓인 스티로폼과 플라스틱, 병 등 각종 생활쓰레기를 포대에 담고 있었다.

이날까지 혼자의 힘으로 수거한 쓰레기 분량이 무려 160여 포대에 이른다. 조 단장은 주로 집중호우로 밀려온 각종 플라스틱과 스티로폼, 병 등 생활쓰레기를 담았다. 그는 쓰레기를 담기 위해 포대 1000개를 준비했는데, 구입을 위해 15만원을 지불했단다.

조 단장은 울진까지 와서 봉사활동하는 이유에 대해 “은어다리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깨끗하고 아름다운 해안가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나의 봉사활동이 지역사회에 전파되어 울진 주민들의 자발적 동참을 유도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2일부터 봉사활동에 나선 그는 차에서 잠을 자고 햇반과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면서 지냈다고 한다. 그는 오늘 밤은 숙박시설을 이용해 몸을 깨끗이 씻어야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에도 태풍 ‘미탁’으로 엉망이 된 수산리 염전을 찾아 쓰레기를 치웠으며, 또 오산항 인근 해변을 UDT 선후배와 함께 500포대 가량의 쓰레기를 수거하기도 했단다.

주민 A모씨는 “몸도 성하지 않으면서 멀리까지 찾아와 혼자 힘으로 봉사하는 모습을 보니 대단한 사람이다. 한편으론 미안한 마음도 든다”고 말했다.

부산에 살고 있는 조 단장은 “팔의 고통을 잊기 위해 시작한 봉사가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봉사를 하다 보면 팔의 통증을 잊을 수 있게 된다”며 “나에게 봉사는 살기 위한 투쟁이었다”고 말했다.

UDT에서 군 복무를 마친 조 단장은 UDT 제대 후 40년 가까이 잠수사로 일했지만 갑작스러운 사고를 당했다.

2012년 7월 통영 바닷속에서 수중 작업을 하다가 샌드펌프로 오른손이 빨려 들어가면서 손목 위 6.5cm까지 절단되는 사고가 난 것. 그는 절망 속에서도 봉사활동을 전개하면서 희망을 찾아 굳건하게 버텼다.

그는 59세부터 봉사활동을 시작하여 전국 해안도시 농촌쓰레기 2만 4750포대를 수거했으며, 제주도에서만 298일 동안 5903포대를 수거했다고 한다. 또 영덕에서 해안쓰레기 463포대를 수거하는 등 전국 각지를 돌며 자발적으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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