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송이의 소근소근 우리들 속 이야기5] / < 등불이 되어주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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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송이의 소근소근 우리들 속 이야기5] / < 등불이 되어주라! >
  • 김지훈
  • 승인 2020.06.01 10:4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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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송이의 소근소근 우리들 속 이야기 -

여러분은 지금 어떤 사람들과 관계(關係) 하고 있으시나요.

우린 혼자서는 보지 못했던 것을 새로운 대상과의 ‘관계’ 에서 확장해 나가고 있습니다.

복잡하게 얽혀 있는 양적인 관계가 아닌 명확하고 선명하게 보이는 질적인 관계를 통해

새로운 세계를 알아가는 것은 어떨까요. 무료했던 그리고 지루했던 일상이 활기찬 기운으로 새로 태어남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내가 아는 네가 아니야~! ‘청소년’ 편 [다섯번째 이야기 < 등불이 되어주라! >]

 

가끔 긴 터널 속을 지날 때 숨 막히는 듯 답답한 경험을 하신 적이 있으신가요.

누군가가 내손을 잡아주면 또는 함께하면 잘 견딜 수 있겠다는 생각...

아이들에게 ‘또래’란 보이지 않는 깜깜한 터널 속에서 만나는 ‘희망의 불빛’이랍니다.

힘들지만 함께 있으면 힘이 되고 위로가 되는 그런 ‘등불’요.

저의 학창시절에도 그런 등불이 있었습니다. 저는 시골에서 자란 까만 얼굴에 공부는

하위권에 머무르고 목소리만 큰 아이였습니다. 이러 저의 모습은 또래들에게 당연이 호감 가는 아이는 아니었나 봐요.

읍내에 사는 몇몇의 또래 아이들에게 지속적으로 ‘왕따’를 경험했었죠.

학교 가기가 지옥 같았던 때... 그런데 그렇게 힘든 학교생활에서 견딜 수 있었던 힘은 바로 “주땡희”라는 친구가 항상 짝이 되어주었기에 견딜 수 있었습니다. 점심시간 친구들이 삼삼오오 모여 밥 먹을 때 또 체육시간, 소풍갈 때 수학여행 갈 때 언제나 짝이 되어 주었던 잘나가던 친구가 있었기에 어두운 터널을 지나올 수 있었습니다.

제가 만난 몇몇의 친구들은 자신의 삶에서 가장 힘든 시간들 중 단연 힘들 시간을 꼽으면 “점심시간”이라고 합니다. 왜 일까요!

청소년들에게 있어 친구나 또래집단은 삶의 전부라는 것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이들은 친구 만들기 또는 집단에 소속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물론 이미 집단이 형성되어 있는 친구들은 그나마 안정된 학교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무리가 형성되지 못한 친구는 늘 불안하고 위태롭게 하루하루를 보냅니다. 청소년기에 획득해야할 다양한 과업을 위해서는 또래와의 관계들을 통해 사회적 역할을

획득하고 이로 인해 소속감과 친밀감이 형성되며 긍정적인 자아정체감을 형성해야만 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시기에 어느 그룹에도 소속되지 못하는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

점심시간 함께 밥 먹을 친구가 없다는 것을 모두가 눈치챌까봐 ‘차라리 밥을 먹지 않고 잠을 자는 아이’, ‘배가 아프다며 핑계대고 보건실에 가서 누워있어야만 하는 아이’ ,

‘입맛이 없다며 매일 산책하는 아이’ , ‘점심시간 아무도 없는 옥상으로 올라가는 아이’...

저의 학창시절을 생각하면 아이들이 얼마나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을지 감히 상상이 갑니다.

자신을 ‘혹등고래’가 되고 싶다며 표현한 한 친구가 있었습니다. 처음엔 파란색 유리병이었으나 중학생이 된 후 그 색이 조금씩 벗겨지며 지금은 색이 거의 다 벗겨진 유리병이라고 합니다. 발가벗겨진 유리병 속에서 하루하루 불안하게 보내고 있는 자신이 너무 힘들다고... 이 친구는 왜 색칠이 된 유리병이어야 했을까요? 왜 벗겨지는 유리병이 된 지금이 이렇게 힘들까요? 왜 자신의 진짜 모습을 꽁꽁 숨기고 타인이 원하는 모습으로 살아가야 할까요?

유리병 속의 자신이 아닌 넓은 바다에서 자유롭게 자신을 뽐내며 살고 있는 ‘혹등고래’가 되고 싶다는 아이...

아이들은 어른들의 모습을 그대로 모방하고 그것을 자신의 것으로 모델링한다고 합니다.

혹시 우리가 아이의 부족한 모습을 보면 싫어했을까요.

혹시 누군가 나보다 부족해보이면 무시하거나 비난했을까요.

혹시 나보다 잘난 사람을 보면...

우리가 아이들을 아무조건 없이 그대로의 모습을 인정하고 사랑해주었다면...

지금 만나는 아이에게 이런 질문을 해보면 어떨까요!

“아이야~ 너는 점심시간 누구랑 밥 먹니?”

“아이야~ 혹시 점심시간 밥을 먹지 않는 친구가 있니?”

우리의 이 질문에 아이는 혼자 어딘가에 있을 한 친구의 모습을 떠올리지 않을까요!

이 질문이 사람에 대한 관심의 시작점이 되어주기를 바라며, 우리 아이들이 학창시절 길고 어두운 터널을 잘 빠져 나올 수 있도록 모든 아이들이 ‘주땡희’가 되어 주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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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대영 2020-06-01 11:26:14
내 마음의 10프로만 떼어다가 주위 친구들에게 다가가는데 쓴다면 조금이나마 밝은 세상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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