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알고주알] 울진군 조직 확대 개편, 정확한 판단이 맞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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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알고주알] 울진군 조직 확대 개편, 정확한 판단이 맞는가?
  • 김지훈
  • 승인 2020.05.03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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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군이 조직을 확대 개편한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4급(지방서기관)이 4명에서 5명으로, 5급이 31명에서 34명으로 늘어나는 점이다.

군의 조직 확대 개편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울진군의 미래를 위해 더 희망찬 군정을 펼치기 위한 조치라면 십분 이해가 된다.

그러나 울진군의 현주소를 살펴보면 인구수는 매년 감소하고 있는데, 반대로 공무원 조직을 확대 개편하고, 특히 고위직을 증원하는 것이 과연 옳은 방안인가? 더구나 늘어나는 증원에 대해 예산 부담은 전액 군비로 충당하는 것이 정확한 판단인지 물음표를 던지지 않을 수 없다.

아울러 울진군의회도 울진군의 조직 확대 개편에 대해, 아무런 이의제기나 지적 없이 바로 해당 조례(안)을 승인 의결해준 것은 신중하지 못하다. 군의회는 집행부가 2국(局) 체제의 군정 운영에 대한 성과나 문제점에 대해 평가를 받은 것이 없다면, 3국(局) 체제로의 확대에 대한 정당성과 장단점에 대해 집중적으로 질의해야 한다. 집행부의 중요한 정책에 대해 의회 본연의 기능인 ‘견제(牽制)’가 부족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 고위직 증원 확대... ‘승진 미끼’이어서는 안된다!

전찬걸 군수가 취임하고 2국(局) 체재로 개편하면서 4급이 늘었고, 다시 2년이 안돼 조직 개편을 통해 4급 자리를 1자리 더 증원한다.

일각에서는 고위직 확대가 ‘옥상 옥(屋上 屋)’의 가능성과 함께, ‘승진을 미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일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하는데, 인사 때마다 “누가 4급으로 내정돼 있다. 이번에는 누가 5급으로 간다”는 등 자리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 일은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다. 군(郡)은 승진 인사마다 “인사기준에 의해 공정하고 엄격하게 진행됐다”고 하지만,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각자의 몫이다.

4급 지방서기관은 조직 개편이 있기 전에는 부군수(경북도 인사)와 기획감사실장외 1인(주로 울진읍장), 그리고 농업기술센터소장으로 한정돼 있었다. 따라서 4급은 어느 정도 속칭 ‘짠밥’이 되는 퇴임이 얼마 남지 않는 공무원이 역임하면서 상징성(?)이 있었다.

그러나 현실은 5급 중에서 4급 국장으로 승진하는 동료에게 그 능력과 자질을 인정하고 인정받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는가? 자칫 인사가 사기 진작과 일하는 분위기 조성에 역행(逆行)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한편으론 울진군청 조직을 다른 지자체와 비교할 필요는 없다. 울진군만의 고유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도(?)를 넘는 조직의 확대 개편은 심사숙고돼야 한다.

□ 인사(人事)가 만사(萬事), ‘자리가 일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일을 한다’

자치단체장의 고유권한인 인사권에 대해 왈가왈부할 필요 없지만, 군수가 인사 조치한 상황에 대한 책임은 물을 수 있다. 어떤 인사이동을 하던 불만은 표출되기 마련이다. 모든 공무원을 만족시킬 수 있는 인사 조치는 없다.

최근 울진군의회 임시회마다 본회의장에서 집행부와의 ‘소통부재’라는 단어가 어김없이 언급됐다. 군의회와 소통을 담당하는 정책기획관에 대한 질책이 많았다. 군의회의 볼멘소리라고 하기에는 공식적인 자리에서 진행된 의원들의 날선 지적은 간과할 수 없었다.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다.’ 자리가 일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일을 한다. 적재적소(適材適所)에 인사가 돼야 함은 불필요한 말이다. 자리와 관련해 특히 주의해야 할 것은, 권력의 자리에 앉아서 그 자리의 권능을 자기 개인 능력으로 착각하는 것이다.

□ '70%의 자리'

성공회대 故신영복 교수는 “자리가 사람보다 크면 사람이 상(傷)하게 된다. 평소 ‘70%의 자리’를 강조한다”며, “어떤 사람의 능력이 100이라면 70 정도의 능력을 요구하는 자리에 앉아야 적당하다. 30 정도의 여유와 여백이 있어야 한다. 그 여백이 창조적 공간이 되고 예술적 공간이 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그는 “반대로 70 정도의 능력이 있는 사람이 100의 능력을 요구받는 자리에 앉을 경우 그 부족한 30을 무엇으로 채우겠는가? 자기 힘으로는 채울 수 없으니, 거짓과 위선으로 채우거나 아첨과 함량 미달의 불량품으로 채우게 된다”며, “결국 자신의 자리가 아닌 곳에 처하는 경우 십중팔구(十中八九) 불행하게 된다. 제 한 몸만 불행하게 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도 불행에 빠트리고, 나아가서는 일을 그르치고 자기도 파괴되고 그 자리도 파탄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의 능력과 적성에 아랑곳없이 너나 할 것 없이 ‘큰 자리’나 ‘높은 자리’를 선호하는 세태는 어처구니없다. 먼저 자기의 자리를 찾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울진군의 정책 방향은 무엇보다 군민(郡民)을 앞에 두어야한다. 울진군의 조직 확대 개편이 군민을 우선한 정책방향인지 다시 한 번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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