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 미래통합당의 대구.경북 공천, “국민은 안전(眼前)에도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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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 미래통합당의 대구.경북 공천, “국민은 안전(眼前)에도 없는가?”
  • 김지훈
  • 승인 2020.03.07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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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에 ‘정자정야(政者正也 - 정치라는 것은 바른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정치는 ‘국민’을 앞에 두고 우선하여야 한다고 흔히들 말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국민은 뒷전이고 때론 그들에게는 안전(眼前)에도 없다.

4.15 총선을 앞두고 미래통합당의 대구.경북 공천 과정에서 현역의원 6명이 공천에서 탈락하는 등 대폭 물갈이됐다. 불출마 선언 의원까지 포함하면 7일 현재, 대구·경북 통합당 의원 20명 중 절반이 넘는 11명이 탈락했다.

현역 물갈이는 선거 때마다 뜨거운 이슈다. 무엇보다 ‘언론의 관심을 유도해 당이 이렇게 새 인물로 교체하면서 혁신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던져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당에 충성하지 않으면 언제든 교체될 수 있다’는 경고의 수단이 되기도 한다.

대구.경북 지역은 ‘공천=당선’이라는 공식이 유지되고 있다 보니, 당에서 쥐고 있는 공천의 칼자루를 누구든 피할 수 없다. 공당(公黨)이니 마구잡이식의 칼춤을 추진 않겠지만, 공천 탈락된 현역 의원들은 억울하기 때문에 승복하지 못하고 탈당이나 무소속 출마도 불사한다.

미래통합당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은 공천 심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계보나 어떤 정파의 입장에서 입각하지 않았고, 확고한 공정성과 우리들이 가지고 있는 기준과 자료에 입각해서 했다”라고 강조했다.

새 인물을 통한 새바람으로 당의 활력을 불어넣는 것은 십분 이해가 된다. 여기에서 짚고 넘어가고 싶은 점이 있다. A모씨는 선관위에 예비후보자 등록도 하지 않았으며 지역에 얼굴을 드러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경선후보로 확정됐다.

그럼, 초선이든 3선이든 현역 의원을 왜 경선에도 올리지 않는가. 현역 의원의 프리미엄이 있다고 하지만, 그들에 대한 판단은 지역민에게 최소한 물어봐야 옳지 않은가? 그런 기회마저 박탈하는 것은 해당 지역민에 대한 예의도 염치도 없는 칼자루 쥔 자의 횡포처럼 보일 수밖에 없다.

대구·경북 주민의 여론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지켜봐야 할 일이다. 현역의원의 물갈이가 ‘당에 대한 충성 맹세와 줄 세우기 식’으로 여겨지는 것은 너무 편향된 시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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