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 추진하던 ‘울진에코힐링센터’ 군비만 450억원, 이대로 괜찮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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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 추진하던 ‘울진에코힐링센터’ 군비만 450억원, 이대로 괜찮나
  • 김지훈
  • 승인 2020.02.16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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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비 100% 무리한 예산 투입에다 매년 30억 운영비도 부담 높아
- 8개대안사업비 전용 ‘정당성’ 논란
- 郡 “사업 일관성과 연속성 유지 필요하나, 사업타당성 감소하면 변경 시행도 타당”

울진군이 민선7기 출범과 동시에 8개 대안사업 중 하나로 추진됐던 왕피천대교 건설사업을 취소하고 ‘울진에코힐링센터’ 건립 추진으로 전면 전환하면서 군과 군의회가 상반된 견해를 보이며 정면으로 충돌, 사업 추진에 난항을 겪고 있다.

특히 당초에는 ‘국립치유시설 유치로 전국 최고의 힐링도시로 부상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추진했다가, 국비 확보가 사실상 불가능하면서 막대한 예산이 소요됨에도 오직 군비로만 추진하겠다고 나서자, 울진군 행정에 대한 우려감이 높다.

울진군 2020년 주요업무 추진계획에 따르면, 울진에코힐링센터는 근남면 일원에 부지 60,000㎡, 연면적 12,000㎡(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로 대강당, 강의실, 목욕탕, 회의실, 트라우마센터, 치유센터 등을 갖출 예정이다. 객실은 125객실(콘도형 50호실, 연수형 75호실)로 최대 수용인원은 350명이다. 또, 에코힐링센터 건립 목적에 대해 우리 군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고부가가치 창출 및 지역경제 활성화로 안정적인 일자리 창출의 기대된다고 밝혔다.

울진군은 근남면 에코힐링센터를 전액 군비로 추진할 계획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가 민간 자본 유치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음에 반해, 군비로만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것은 너무 안이한 자세다. 특히 수백억이 들어가는 대규모 숙박시설을 순수 군비로 건립하는 것은 지방자치단체 간 경쟁력이 심화되어가는 시대의 흐름에도 맞지 않다. 나아가 운영 관리에 있어서도 추가적으로 군비가 매년 수십억 원씩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군의 심각한 재정적 부담으로 작용할 것은 명확하다.

그리고 울진군을 찾는 단체관광객의 수요가 어느 정도인지, 어떤 성향인지 우선적으로 파악해 민간 자본 유치를 위해 홍보해야 한다. ‘이 정도의 수요가 있으니 충분히 투자가치가 있다’고 울진군의 매력을 만들어야 한다.

정확한 수요와 예측 없이, 우선적으로 짓고 보자는 식은 주먹구구식 행정의 전형이다. 지자체마다 얼마나 많은 사업들을 보았는가? 그리고 이런 식의 사업이 해당 지자체에 얼마나 큰 재정적 부담을 주는 지도 언론 보도를 통해 알고 있다.

가령, 금강송에코리움은 지난 2018년 12월 7일 코오롱LSI와 민간위탁 운영을 위한 협약식을 맺었다. 금강송에코리움은 총사업비 421억원(국비277억원, 도비 36억원, 군비 108억원)을 들여 테마전시관과 치유센터, 특산품 전시장, 테라피, 체험동 20동 등을 조성됐다.

올해 금강송에코리움의 운영관리 예산에 대해 살펴보면 전체가 8억9,446만원이다. 인건비(기간제 근로자)는 1억5,519만원으로 시설(조경) 관리인 3명, 전시관운영 3명, 청소관리 3명 등이다. 일반운영비(사무관리비, 공공운영비)는 3억5,217만원이다.

금강송에코리움을 민간 위탁으로 운영되지만 매년 9억원 상당의 운영관리 예산이 소요된다.

울진골프장, 에코힐링센터, 금강송에코리움, 왕피천케이블카 등 굵직한 대형 사업의 뒷면에는 어김없이 ‘운영관리비’ 지원이 필수이다.

원전의존 경제를 탈피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에 대한 민간자본 유치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울진군의 매력을 팔 수 있어야 한다. 그 선봉에 전찬걸 군수를 선두로 한 울진군 공무원이 있다. 울진군의 한정된 재원을 극복하기 위한 절실한 마음으로 신발 끈을 다시 동여매야 한다.

한편 경북도에 따르면, 영덕군은 삼사해상공원에 2022년까지 320객실을 갖춘 5성급 수준의 숙박시설이 건립될 예정이다. 경북도는 지난 1월 13일 영덕군청에서 영덕군, ㈜현진건설과 총 1,270억원 규모의 ‘영덕 삼사해상공원내 호텔앤리조트 건립’을 위한 투자유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호텔앤리조트는 2022년까지 부지 21,959㎡에 지하2층, 지상10층 일반동과 지상4층 테라스동에 객실 320실과 수영장, 컨벤션 시설 등 부대시설을 갖추게 된다. 테라스 욕조를 갖춘 바다조망 가족형 객실과 힐링을 위한 야외 인피니티 풀, 실내 해수 사우나, 뷰티마사지, 골프연습장, 루프탑 바, 파티 휴게공간 및 지역 특산품 전시장을 갖춘 영덕 최대 규모의 5성급 호텔 앤 리조트로, 지역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경북도는 이번 투자로 125명의 정규직 일자리가 생겨나고 호텔 운영에 필요한 자재를 지역 상권을 통해 공급받게 되며, 호텔 건립공사에도 지역 업체가 참여하게 되어 지역경제 활성화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와 같이 이웃 지자체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올리는 걸 보면 울진군 행정의 현주소와 대비 되어 안타깝다.

 

◆“사람(군수)이 바뀌었다 해서 바뀐다면 누가 울진군을 신뢰하겠는가?”

울진군의회는, 집행부가 8개 대안사업 중 하나로 추진됐던 왕피천대교 건설사업을 취소하고 ‘울진에코힐링센터’ 건립으로 전환한 것을 두고 조목조목 근거를 제시하며 문제점을 지적했다.

지난해 4월 29일 진행된 ‘제231회 울진군의회 제1차 본회의’ 회의록을 보면, 집행부의 「2019년도 수시분 울진군 공유재산 관리계획안」에 대한 제안 설명이 있다.

당시 울진군은 ‘울진 에코힐링센터 건립사업에 따른 부동산 매입’ 건과 관련, 매입대상 토지는 울진군 근남면 산포리 965-2번지 등 20필지 59,605㎡이고 개별공시지가는 4억3천7백만 원이며 실 매입 추정가격은 총 40억원이다”고 설명했다.

또 울진 에코힐링센터는, 지역주민은 물론 울진을 찾는 관광객에게 에코힐링센터를 통해 정신적 질병의 치료를 돕고 휴양시설을 제공하여 질병예방 등 건강증진을 도모하기 위한 사업이라고 건립 목적을 밝혔다.

이에 군의원들은 ‘울진 에코힐링센터 건립사업 부동산 매입’ 건과 관련 집중 질문을 쏟아냈다. 특히, 울진군이 이번 공유재산 관리계획에 대해 군의원들과 협의하지 않고 진행한 점을 비롯해 군 행정의 신뢰성과 운영상의 문제 등을 질타했다.

김창오 의원은 “군비 40억원이 들어가는 예산은 어떻게 확보가 되어 있는지 어떤 방법으로 예산을 확보하는가?” 질의했다. 이에 집행부는 “제1회 추경에 반영된 예산 40억원은 기존 왕피천대교 건립 예산 중에서 일부분을 부지매입비와 실시설계용역비로 편성했다”고 답변했다.

이어 김 의원은 “왕피천대교 사업에 편성된 예산 중 40억원을 마음대로 쓸 수 있나? 2016년도 3월 24일 제210회 3차 본회의 때 의결했던 부분들인데, 지금 와서 의회에는 전혀 물어보지 않고 40억원을 쓰겠다? 그게 맞다고 생각하는가?”라며 지적했다.

이에 담당 과장은 “절차상의 문제는 인정하고 있다. 그렇지만 주민들과 여론, 울진의 시급성을 봤을 때는 왕피천대교보다는 에코힐링센터가 더 지역사회와 군정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판단이다”고 해명했다.

김 의원은 “그걸(왕피천대교 사업비) 다른 용도로 쓰자고 했을 때, 그때는 성공으로 끝내겠다. 이렇게까지 답변을 들었다. 그런데 지금 와서 다른 용도로 쓴다? 그건 맞지 않다”고 강하게 질책했다.

이세진 의원은 “8개 대안사업에 분명히 명품대교(왕피천대교)가 있었다. 있었는데 사람이 바뀌었다 해서 바뀐다면 누가 울진군을 신뢰하겠는가? 이것은 관의 약속이다. 이러면 군의 신뢰성이 없어진다”며, 그리고 “울진군 예산이 왔다 갔다 하는 일에 (의회에 아무런 설명 없이)행정은 올렸다. 그런데 의회에서 삭감시켰다 하면 의원들이 어떻게 되겠는가? 이렇게 (군의회를)무시하고 해도 되는 거냐?”라고 성토했다.

황유성 의원은 “(전찬걸)군수에게 이 사업을 보고한 내용이 있다. 주요업무 추진상황 1항으로, ‘국립사회복지에코힐링센터 건립 추진’, 내용이 참 좋다. ‘정신적 육체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전국 83만명의 사회복지사들을 위한 전국 최초 국가 차원의 전문적인 치유시설 건립이 필요하다.’ ‘또 천혜의 자연환경과 연계하는 국립치유시설 유치로 전국 최고의 힐링도시로 부상하는 계기를 마련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없어져 버렸다. 국비 확보가 사실상 불가능하면서 방향이 틀어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황 의원은 “국비로 하는 예산이 안되니 지금 특별회계 그것도 100% 군비로 하겠다. 국비를 요청하면서 문제점을 지적해 놨다. 건립비 380억 원 및 연간 운영비 30억 원, 전액 국비 부담에 회의적 시각, 이게 만들어지면 우리 역시도 연간 운영비를 시설비 빼고 연간 운영비를 최소한 군비로 30억을 메워야 되는 것 아닌가?” 반문했다.

담당 과장은 “2016년부터 국립사회복지에코힐링 센터 설립 추진을 위해 노력했는데, 기획재정부 의견이 최종 국회 예결위 소위원회에서 두 차례 부결됐다”고 말했다.

또 황 의원은 울진군의 예산이 한쪽으로 지나치게 쏠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금강송에코리움이 421억원(군비 108억원)이 투자됐고, 380억원이 투자되는 해양치유센터가 시작에 있다. 우리군 관내만 유사한 건물이 3개가 들어오는데 다 고만 고만하다. 관광객 유치를 위해 지역 내에서 서로 경쟁해야 하는 실정이다”고 지적했다.

장유덕 부의장은 “8개 대안사업 중 왕피천대교 사업비를 활용해서 이 사업을 진행하려고 하면, 군민과 약속한 8개 대안사업비 건별로 사업비에 대한 변경은 협의체 위원들을 소집해 변경에 관한 내용을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 8개 대안사업비는 군민들이 말 그대로 원전을 수용하면서 지금까지 피해보상을 받은 금액이기 때문에 8개 대안사업 협의체, 그리고 나아가서 신한울특별지원금 관련 협의체 위원들도 있다. 의결된 내용이 변경이 됐을 시에는 다시 한번 협의체를 소집해서 한번 필터링할 수 있는 회의를 진행을 해야 된다”고 짚었다.

현재 왕피천대교 사업비 집행액은 23억3천만원으로, 토지매입비 8억2600만원과 기본 및 실시설계용역 정산 등 4건 15억400만원이다.

아울러 2019년 12월 12일 진행된 제235회 울진군의회 제2차 정례회에서 김정희 의원은 군정질문을 통해 왕피천대교 건설 관련해 일련의 과정과 경과 이유에 대해 질문했다.

김 의원은 “왕피천대교 건설을 종료하는 근거, 8개대안사업 심의위원들의 의견수렴 절차 이행여부와 군민들에게 공식적인 의견 수렴 과정 등 절차 이행 여부, 왕피천대교 사업비 490억원의 향후 사용계획 및 이미 지출된 24억원의 집행 내역과 이의 손실 조치계획(책임규명)” 등에 대해 질의했다.

담당 과장은 “왕피천대교 건설은 연결도로와 제방 축조로 인한 여러 가지 문제점 등으로 사업 추진이 불가하다고 판단해 종료했으며, 군이 시행하는 사업은 일관성과 연속성이 유지돼야 하나 주변여건의 변화로 사업타당성이 감소하면 사업을 변경 시행함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8개 대안사업 계획 변경시 별도의 심의를 받아야 하는 근거규정은 없으며, 지역민의 의견수렴을 하고자 근남면민과 기관단체장을 대상으로 3회에 걸쳐 간담회와 설명회를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왕피천대교 건설 예산 490억원은 주변지역 주민이 요구하는 에코힐링센터 조성사업에 우선적으로 사용돼야 하며, 이중 현재까지 사용된 예산은 23억3000만원으로 토지매입비 8억2600만원, 기본 및 실시설계용역 정산 등 4건 15억400만원이 지출됐다”며 “용역시 조사된 환경 토질 및 기초, 수자원 등 각 분야의 자료는 주변 관광개발의 기초자료로 활용하며, 사업의 변경으로 더 큰 예산 손실을 예방할 수 있다면 이미 투입된 예산에 대해 책임을 묻는 것은 공직사회를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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