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알고주알] 원자력발전소 ‘설계수명’은... 주요 설비마다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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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알고주알] 원자력발전소 ‘설계수명’은... 주요 설비마다 다르다?
  • 김지훈
  • 승인 2020.02.13 15: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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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말하는 원자력발전소 설계수명 40년, 60년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설계수명이라는 말의 의미는 무엇일까?

가령 고리1호기는 1978년 4월 상업운전을 시작한 대한민국 최초의 상업용원자로로 2007년 6월 9일 30년인 설계수명을 다하여 가동이 중단됐다. 이후 2007년 12월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2017년 6월 18일까지 10년간 계속운전 허가를 받아 연장 가동 중, 2015년 6월 12일 영구정지가 결정돼 2017년부터 폐로 절차에 들어가게 되었다. 고리 1호기의 영구정지 결정은 안전성, 경제성, 지역 수용성, 전력 수급에 대한 영향, 해체산업의 중장기적 육성 측면 등 다양한 요인이 종합적으로 고려되었다고 한다.

울진군 한울원전 1호기는 1988년 9월 준공돼 수명만료일은 2028년 9월로 설계수명은 40년이다.(한울원전 1~6호기 설계수명 40년 / 신한울 1,2호기 설계수명 60년)

원자력발전소는 ‘설계수명’을 규정함으로써 상용화하는 운영기간이 정해진다. 그렇다면 ‘설계수명’은 어떻게 정의를 내리는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이하 킨스)이 발간한 <한권으로 풀어보는 원자력 안전규제>에 따르면 “설계수명은 원자력발전소의 설계 시 설정한 목표 기간으로서 원자력발전소의 안전성과 성능 기준을 만족하면서 운전 가능한 시간을 말한다. 설계수명은 원자력발전소 기기설계 및 안전해석의 기반이 되는 것으로서 최종 안전성분석보고서에 명시되어 있다. 설계수명은 설계단계에서 기기 공급사와 설계사의 기술 및 경험에 의하여 결정되며, 실제 운전이 가능한 기간은 정비/보수/관리/고장이력 등의 운전 및 환경조건에 따라 변하게 된다. 시설을 설계하면서 사용되는 재질과 구조물의 수명 등을 고려하여 예상되는 사용기간, 즉 설계수명을 결정하게 된다.”고 설명한다.

이 설명을 몇 번이고 읽었지만, 알 수 있을 것 같으면서도 정확한 진의는 해당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면 알 수 없는 모호한 것 같다.

원전의 설계수명을 들먹이는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주요설비인 원자로, 증기발생기, 냉각재펌프, 터빈 등의 수명도 여기에 포함되는 가의 여부다. 흔히 주요설비의 제작은 그 시대의 최고의 기술력과 재료를 투입해 만들어낸 최첨단 기술의 결정체라고 자신있게 언급된다.

즉 원자력발전소의 핵심 설비라 할 수 있는 원자로와 증기발생기, 냉각재펌프 등은 설계수명과 같이 하는 것이 아닐까하고 일반인들은 여긴다. 그렇다고 해서 핵심 주요 설비의 수명을 명확하게 규정한 것은 없고, 규정하지도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원전 가동 후 14년, 16년이 지나 교체된 증기발생기의 수명은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한울원전 호기

상업운전(가동)

수명만료

증기발생기 교체

비 고

1호기

1988.12.

2028. 9.

2012

24

2호기

1989. 9.

2029. 9

2011

22

3호기

1998. 8.

2038. 8.

2014

16

4호기

1999. 12.

2039.12.

2013

14

당시 증기발생기 교체 이유는 ‘응력부식으로 인한 세관 균열’이다. 제작 당시 최고의 재질을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재질로 인한 증기발생기 세관의 응력부식으로 균열이 발생해 결국 수천억원의 비용을 투입해 4개 호기의 증기발생기를 전부 교체했다.

증기발생기는 한울원전 이외에도 고리1호기(1998년)와 한빛원전 3,4호기(2018, 2019년)도 교체됐다.

또한 원자로헤드도 교체됐다. 전남 영광군의 한빛원전 3호기는 2012년 11월 계획예방정비 중 원자로헤드 관통부에서 결함이 발견돼 7개월 동안 덧씌움 용접으로 보수작업을 한 뒤 재가동하다가 2015년 1월 교체됐고, 한빛원전 4호기도 2015년 12월에 교체됐다.

울진군 한울원전 1,2호기도 최근 계획예방정비에서 원자로헤드의 일부를 보수 작업했으며, 2주기(약 36개월) 내에 교체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진다.

이외에도 격납건물의 라이너플레이트(CLP)와 콘크리트에서도 공극이 발견돼 보수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모든 기기들을 점검하고 사용하는 것은 당연하다. 원자력발전소도 주기(18개월)별로 계획예방정비에 많은 인력과 장비를 투입, 기기 점검을 통해 교체해야 할 부품은 교체하고 필요한 성능 시험도 수행한다. 이 과정에서 주요 기기와 부품들에 대해 꼼꼼히 체크하고 정비할 때마다 점검 또 점검한다.

여전히 원자력발전소의 설계수명은 무엇을 두고 말하는 것인지 본인으로서는 물음표다. 설계수명이 40년이라고 하면, 통상적으로 주요 설비들의 수명도 40년일 것으로 여긴다. 그러나 어느 주요설비도 ‘명확하게 수명이 얼마이다’고 규정되지 않는다. 사고 고장 또는 재질로 인한 결함 등으로 교체하게 되면 그 책임에 있어 자유로울 수가 없기 때문일 것이다.

원전 설계수명 40년, 60년이 뭘 의미하는지 좀 더 명확한 설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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