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 관광인프라 확충사업 '예산 먹는 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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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 관광인프라 확충사업 '예산 먹는 하마!'
  • 김지훈
  • 승인 2020.02.10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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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설물 관리운영비 ‘전액 군비’로 충당, 매년 백억원대 이상 소요 추정

울진군이 지난 십수년 동안 ‘관광울진’ 만들기 위한 관광 인프라 시설물 확충 사업이 수익성이나 운영 효율성 등을 고려하지 않은 추진으로 ‘밑빠진 독에 불붓기’ 사업으로 전략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울진지역의 곳곳에는 관광 인프라 확충을 위해 지역의 역사와 유적, 인물을 기리는 곳은 물론, 경치와 풍광이 빼어난 곳에 각종 시설물이 산재해 있다. 이는 지역을 찾는 관광객에게 울진을 알리고 홍보하기 위함이 주요 목적이다.

나아가 이런 시설물은 타 지자체와의 경쟁력과 차별성으로 ‘관광울진’의 경쟁력을 키워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첨병의 역할을 해야 한다.

2020년도 관광문화과 '관광인프라 확충' 예산(단위, 천원)

때문에 관광 인프라 확충을 위한 이러한 시설물 중 일부는 입장료를 부과함으로써(관내 대부분의 시설물은 몇 곳을 제외하면 입장료가 없다) 직접적으로 일정 부분 수입을 발생시키고, 또 관광객의 다양한 기호에 맞춰 발길을 붙잡고 머물게 함으로써 지역의 숙박업소와 음식점 등을 이용하게 하여 부가수익을 창출해야 하지만 현 단계에선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이런 시설물이 설치되기 위해서는 수년에 걸쳐, 적게는 수 억원에서 많게는 수 십 억원의 비용이 소요된다. 이들 시설을 건립하기 위해 소요되는 예산이 국비가 다소 포함되는 경우도 있지만, 전액 군비로 건립되는 경우가 많다.

더욱이 간과할 수 없는 점은 시설물 건립 후 관리 운영에 있어서는 전액 군비로 부담해야 된다는 점이다. 매년 이렇게 군비로 유지하기 위해 지급되어야 하는 관리운영비가 정확하게 파악할 수는 없지만 백억원대를 훌쩍 넘어서고 있다는 지적이다.

울진군의회 예산결산위원장을 역임한 A모 前군의원은 “군내 군비가 직접 투입돼 관리 운영되는 시설물이 40여 곳으로, 관리운영비(임금비 포함)만 하더라도 200억원 내외로 매년 소요되고 있다. 효율적 예산 집행에 있어 울진군이 풀어야 할 숙제이다”고 지적했다.

예산서를 통해 각 실과별로 산재돼 있는 시설물에 대한 관리운영비를 전체적으로 요약하는 것은 어렵다. 대표적으로 관광문화과를 살펴보기로 하자.

2020년도 울진군예산안 중 관광문화과의 관광인프라 확충 예산은 38억9878만5천원이다.(관광인프라 관련 시설물은 관광문화과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해당 실과별로 관리 운영되고 있다.)

이중 몇 곳의 시설물에 대한 관리운영비(임금비 포함) 예산을 살펴보면 ▷망양정공원 관리 1억8912만원 ▷근남면 남사고유적지 관리 4721만5천원 ▷후포등기산 유물전시장 조성 및 관리 3683만9천원 ▷매화면 덕신리고분공원 2443만원 ▷기성면 수토문화나라 관리 4337만5천원 등이다. 즉, 시설물이 관광객을 유인할 수 있는지 없는지에 상관없이 건립 후에는 매년 관리운영비 예산이 수립될 수밖에 없다.

기성면 수토문화나라 예산(단위, 천원)
매화면 덕신리고분공원 예산(단위, 천원)
매화면 덕신리고분공원 예산(단위, 천원)

기존의 시설물 이외에도 건립 중인 울진골프장과 죽변해안스카이레일, 올 4월 개장을 앞두고 있는 엑스포공원 왕피천케이블카 등 굵직한 대형 사업체가 본격적으로 운영돼 수익이 얼마나 발생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이다. 그러나 이런 대규모 사업장을 유지 관리, 운영하기 위한 예산 소요는 불을 보듯 뻔하다.

냉정하고 객관적인 검증없이, 관광 인프라 확충이라는 명목 아래 추진되는 사업은 재고되어야한다. 군의회는 해당 사업이 10년, 20년 뒤에도 예산만 낭비하는, 군의 재정적 부담만 가중하지 않는지에 대해 조목조목 짚고 견제해야 한다.

‘지나온 길을 살펴보면 앞으로의 길도 알 수 있다’고 했다. ‘관광울진’은 울진의 미래이다.

울진군이 ‘관광울진’을 위해 걸어온 지난 길을 돌아보면, 울진의 ‘미래’가 밝게 보이지 않는 것은 괜한 걱정이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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