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듯 그려낸 시... 울진을 상기하며 글을 써서 보답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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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듯 그려낸 시... 울진을 상기하며 글을 써서 보답하겠다”
  • 김지훈
  • 승인 2019.12.06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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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면 두천리 십이령마을, 김명인 詩 ‘너와집 한 채’ 시비 제막

[길이 있다면, 어디 두천쯤에나 가서 / 강원남도 울진군 북면의 / 버려진 너와집이나 얻어 들겠네, 거기서 / 한 마장 다시 화전에 그슬린 말재를 넘어 / 눈 아래 골짜기에 들었다가 길을 잃겠네 / 저 비탈바다 온통 단풍 불붙을 때 / 너와집 썩은 나무껍질에도 배어든 연기가 매워서 / 집이 없는 사람 거기서도 눈물 잣겠네 (김명인 詩 ‘너와집 한 채’ 중에서)]

지역 출신인 김명인(1946년생) 시인의 ‘너와집 한 채’ 시비(詩碑) 제막식이 진행됐다. 제막식은 12월 6일 북면 두천리 십이령마을에서 십이령바지게꾼놀이 전승단 소속의 풍물단의 길놀이를 시작으로 김명인 시인과 전찬걸 군수, 김성준 문화원장과 문화원 관계자, 두천1리 주민 등 70여명이 함께 해 축하했다.

시경 시문학회 강향주씨가 낭송, 함께한 사람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시경 시문학회 강향주씨가 낭송, 함께한 사람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시경(詩境) 시문학회 강향주씨가 ‘너와집 한 채’를 낭독, 시의 내용이 두천 마을의 풍광과 시리도록 푸른 하늘과 어우러지며 감동을 줬다. 또 삼당권역 마을 주민들로 구성된 십이령바지게꾼놀이의 공연이 이어져 의미를 더했다.

김명인 시인은 “감개무량하다”고 운을 덴 후, “고향이 마음의 뿌리임을 새삼 깨닫게 된다. 시비 제막은 제가 뿌린 씨가 아니라, 여러분이 뿌리고 가꾼 결실이다”고 인사했다.

이어 시인은 “너와집 한 채는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정작 시인은 누군지 몰라도 시는 아는, 저보다 더 유명해진 시”라며, “(초중고 시절)고향에서 너무 힘들게 자라 (고향을)손으로 밀어내는 감정도 있고, 마음 저 밑바닥에 그리움이 남아 있는 이중성이 있다. 성장기의 고향은 강원도였다. (울진군이)경북도로 바뀌고 나서도 마음속에는 강원도 정서가 남아 있다”고 회상했다. ‘너와집 한 채’는 1992 시집 <물 건너는 사람>에 실렸다.

김 시인은 “이 시를 지을 때 개인적으로 힘들게 살던 시절인데, 덕구온천 뒷산에서 이쪽(두천리)을 바라보면 시를 짓자고 마음먹고 꿈꾸듯 그려내며 써내려간 시이다. 시에 강원남도라는 고향이 등장하고, 처음 시작도 ‘길이 있다면...’ 가정으로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인은 “이곳 두천의 풍경을 직접 보니 꿈꾸던 것과 너무나 닮아 감동스럽다”며 “울진을 상기시켜 글을 써서 제 뿌리에 보답하겠다”고 약속했다.

전찬걸 군수는 “문화를 통해 지역의 뿌리를 찾는 것은 소중한 일이다. 십이령마을의 발전을 위해 상설 십이령공연장을 짓고 집중 육성해 지역의 소중한 문화인자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삼당권역 마을 주민들로 구성된 십이령바지게꾼놀이(단장 강성국)는 시비 제막식의 의미를 더했다. 바지게꾼놀이는 제1회 죽변항 수산물축제에서 14일 공연될 예정이다.
삼당권역 마을 주민들로 구성된 십이령바지게꾼놀이(단장 강성국)는 시비 제막식의 의미를 더했다. 바지게꾼놀이는 제1회 죽변항 수산물축제에서 14일 공연될 예정이다.

김성준 문화원장은 “십이령보부상길은 울진군을 대표하는 옛길이자 전국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길이다. 이 곳에 (시비와 같은)볼거리가 늘어나는 것은 긍정적이다. 주민들도 적극적인 관심으로 주막거리를 잘 키워낼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인사했다.

시비 제작과 제막식은 2016년 보부상 주막거리 준공에 맞춰 추진되었다가 예산 확보의 어려움으로 잠시 중단된 후,  울진문화원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군에 전달해 오늘 제막식을 갖게 됐다.

□ 김명인 시인은 1946년 후포면 삼율리 출신으로 지역에서 초중고를 거쳐, 고려대 국문학과를 졸업했다. 1973년 신춘문예에 시 ‘출항제’가 당선되어 등단했다. 시집으로 ‘동두천’ ‘머나먼 곳 스와니’ ‘물 건너는 사람’ ‘푸른 강아지와 놀다’ ‘바닷가의 장례’ ‘길의 침묵’ ‘바다의 아코디언’ ‘파문’과 산문집 ‘소금바다로 가다’ 등이 있다.

고려대 문예창작학과 교수를 역임했으며, 소월시문학상 현대문학상 이산문학상 대산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서점에서 만날 수 있는 김명인 시인의 시집과 산문집
서점에서 만날 수 있는 김명인 시인의 시집과 산문집(시집제공 - 울진읍 소재 평지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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